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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2장

작성한 메시지를 한참 보며 고민하던 진아연은 결국 내용을 모두 지웠다. 진아연은 아무리 생각해도 시은이를 그냥 포기할 수가 없었다! 정말 아무런 방법도 없는 막다른 길에 부딛힌 걸까? 진아연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최대한 냉정하게 대책을 생각해 보려고 했다. 한 시간 뒤, 라엘이가 학교에서 돌아왔다. 라엘이는 바로 박시준에게 갔다. "아빠, 오늘 우리 반 소준이 엄마랑 싸웠어요?" 딸의 말은 들은 진아연은 얼른 다가와 딸한테 설명을 했다. "라엘아, 아빠는 오늘 소준이 엄마랑 다툼이 있었던 건 사실이야. 그런데 네 아빠는 잘못이 없었어." "알아요, 선생님이 다 말해줬어요! 역시 우리 아빠가 날 제일 사랑한다니까." 라엘이는 박시준에게 안겨 두 손으로 아빠 얼굴을 잡고 뽀뽀를 해줬다. 사이좋은 부녀를 바라보며 진아연은 기분이 매우 좋았다. "소준이가 전학 갔어?" "아니요, 다른 반으로 옮겼어요." "응, 라엘아, 넌 신경 쓰지 마.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면 나서서 도와주는 게 당연한 거고 옳은 행동이야. 불의에 맞서는 거 사람이 가져야 하는 덕목이야." 박시준은 진아연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엄마 말이 맞긴 한데 아빠가 덧붙일 게 있어. 불의에 맞서는 건 좋지만, 상황을 봐야 돼. 네가 싸워서 이길 것 같으면 맞서 싸워, 하지만 싸워서 절대 이길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면 충동적으로 행동하면 안 돼. 남을 도와주는 일을 하더라도 그전에 네 생명을 우선으로 고려해야 돼." "그래, 아빠 말이 맞아." 진아연은 웃으며 딸을 박시준한테서 안아 내렸다. "얼른 손 씻고 밥 먹자. 이따가 저녁에 오빠랑 영상통화할 거야." "네... 근데 오빠가 우리 아빠 이 큰 집에 사는 걸 보면 화낼 텐데." 라엘이는 어깨를 으쓱했다. "이따가 제가 오빠한테 말할게요." "네가 말하면 오빠가 화를 안 낼까?" 진아연은 라엘이를 데리고 화장실로 갔다. "전 아직 아이잖아요! 오빠한테 제가 아빠 집에 오자고 졸랐다고 하면 오빠가 엄마랑 아빠한테 뭐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 라엘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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