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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장

"선물은?" 그가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아주 낮았지만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듯했다. 고작 세 글자의 단어일 뿐이었지만, 그녀가 깜짝 놀라 얼어붙게 만들기 충분했다. "왜 나한테 거짓말을 했어?" 그의 눈동자는 그녀의 놀란 얼굴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그녀가 먼저 솔직하게 말해줬더라면, 자신을 내버려 두고 최운석을 간병하러 병원에 간 그녀를 참지 못할 것도 없었다. "미안해요, 시준 씨." 진아연은 깊게 심호흡을 하며 다시 손을 뻗어 그의 팔을 붙잡았다. "비 맞고 있지 말아요. 감기 걸려요." 그는 또다시 그녀의 팔을 뿌리쳤다. "그 남잔 어딨어?" 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냉담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그의 얼굴은 더욱 싸늘해 보였다. "병원에서 계속 간병이나 하지 그랬어?" "그 사람은 잠들었어요." 그녀는 목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힘겹게 설명했다. "그 사람, 고혈압 약 한 통을 다 먹어버려서 거의 죽을 뻔했어요. 아마 제때 구조하지 않았으면 이미 죽었을지도 몰라요." "차라리 죽어버리라고 해!" 박시준의 목소리가 차갑게 울려 퍼졌다. "그 인간, 어차피 지금 죽지 않았어도 언젠가 내가 죽여버릴 거야!" "시준 씨!" 진아연은 누가 목을 조르기라도 하는 것처럼 놀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당신 지금 화난 것 충분히 이해해요.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진작 시준 씨한테 전화했어야 했어요. 당신을 이렇게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됐어요. 우선 들어가요. 들어가서 얘기해요. 제발 부탁이에요!" 그녀는 두 손으로 그의 팔을 잡고 그를 의자에서 끌어내려 했다. 하지만 그는 완강히 버티며 몸을 일으키려 하지 않았다. 순간, 무력감과 두려움이 그녀의 온몸에 가득 퍼졌다. 그녀는 그가 계속해서 비를 맞고 있다가 몸이라도 상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 화가 머리끝까지 나, 그녀의 말이 들릴 리 없었다. 밀려오는 깊은 절망감에 그녀는 결국 속절없이 울어젖혔다. 그녀의 애끊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는 자신의 가슴을 꽉 움켜쥐었다. 오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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