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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7장

박시준의 저택. 새벽 12시 15분. 박시준은 샤워를 마치고 욕실에서 나왔다. 그는 오늘 업무가 많아 진아연한테 가지 못했다. 저녁에 술을 조금 마신 그는 머리가 살짝 어지러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5월 휴가 때 진아연에게 프러포즈를 하기로 했지만 지금 장소도 고르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로맨스를 잘 몰랐다. 그녀는 이 부분에 대해 늘 별 의견이 없었기에 이번에도 이 과정을 깜박한 것이다. 그는 휴대폰을 켜고 사진첩을 클릭했다. 그가 설계한 건축물이 있었다. 그는 자신이 설계한 건물에서 프러포즈하면 더 낭만적일 것 같았다. 다음날. 부동산 영업부. 최경규와 큰아들 최운철이 집 보러 갔다. 그들은 어젯밤에 임대하고 있던 주택에서 이사해서 지금은 호텔에 머물고 있었다. 하지만 늘 호텔에서 지낼 수만은 없었다. 그리고 박시준이 20억만 줬기 때문에 그들은 이 정도 돈에 만족할 수 없었다. 박시준과의 전투는 지구전이 될 게 뻔했고, 그래서 두 사람은 의논을 한 뒤 집 하나를 사서 잠시 머물기로 했다. 부동산 관리사는 그들을 훑어보고 나서 열성스레 여러 가지 방을 추천했다. "큰 집으로 할 거죠? 마침 50평짜리 잡이 있는데 바람이 잘 통하고 햇빛도 잘 들어요.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게 12층에 자리 잡고 있어요." "이게 마지막 평수가 큰 집인데 어제도 보러 오는 분이 계셨어요. 가 보실래요?" 부동산 관리사가 말했다. "그럼 한 번 가 보죠." 최운석은 하루빨리 거주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부동산 관리사가 그들을 데리고 집을 돌아본 후 다시 영업부로 돌아왔다. 그때 또 다른 남성 부동산 관리사 한 명이 성큼성큼 그들에게로 걸어왔다. "미스 황, 50평짜리 그 집을 안내해 줄래요? 어제 보러 오셨던 분이 사겠대요." 그러자 미스 황이라는 부동산 관리사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이분도 그 집을 살 의향이 있으세요." "내가 먼저 보여 드렸으니 내 고객에게 넘겨줘야 하는 게 맞아요." 남자 부동산 관리원이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미스 황이라는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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