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45장
별장을 떠난 후 하현은 형 씨 가문 사람들의 정중한 배웅을 받으며 돌아섰다.
그 후 그는 나박하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데리러 오라고 말했다.
이후 일어날 별장 쪽 일에 대해서는 조금도 관심이 없었다.
나박하는 하현의 몸에서 약간의 포탄 냄새가 나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눈치 백단인 사람답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두 사람은 걸어서 주차장에 도착해 차에 올랐고 나박하는 차에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그때 앞에서 검은 그림자가 달려드는 것이 보였다.
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흐릿한 음영을 주시하였다.
누군가 자신을 습격하러 온 것임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하지만 쏜살같이 돌진해 오던 음영이 순간 ‘풀썩’하고 무릎을 꿇는 것이 아닌가!
벽돌을 들고 달려오던 나박하는 이 모습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진홍헌?!
하현도 얼굴을 찡그렸다.
땅에 무릎을 꿇은 사람은 바로 중천그룹 진홍헌이었다.
부잣집 도련님의 행색이라고는 너무 더럽고 전체적으로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한 쪽 손이 부러져 있었다.
하현의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지난번 레스토랑에서 만났을 때 그의 손은 부러져 있지 않았다.
보아하니 아마도 이여웅이 하현에게 된통 당한 뒤 진홍헌을 혼내 주러 간 것 같았다.
“하현, 당신과 내가 호의적인 관계가 아니란 거 잘 알아.”
“예전에 내가 당신 처제를 탐내려 했던 일 때문에 우리 사이에 원한이 생겼지!”
진홍헌은 뭔가 처참하고 결연한 눈빛으로 솔직하게 그동안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내가 지금 여기서 무릎을 꿇은 이유는 더 이상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야!”
“당신한테 한 가지 거래를 제안하고 싶어!”
하현은 예리한 눈빛으로 그를 유심히 바라보다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거래?”
“말해 봐.”
진홍헌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여웅 그 나쁜 놈은 예전에 우리 중천그룹이 자금난에 겪고 있을 때 흔쾌히 돈을 빌려주었어!”
“그런데 누가 알았겠어? 그게 그렇게 고리대금일 줄! 그는 우리에게 3일 동안 빌려준 후 말도 안 되는 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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