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3장
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아. 내가 엄도훈의 목숨을 구해 줬으니 그는 나한테 신세를 진 셈이야.”
말을 마치며 하현은 화제를 바꾸었다.
“참, 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집안이나 되면서 왜 갑자기 자금난이 생긴 거야?”
“그리고 왜 나한테 한마디도 안 했어?”
하현은 이미 돌아가는 상황을 다 파악하고 있었다.
원래 아홉 번째 집안에는 아무런 자금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설은아가 상석에 앉게 되자 대구 정 씨 가문의 일부 친족들이 불만을 품었고 그들은 비밀리에 물밑으로 많은 일을 벌여 원래 가문의 자금이었던 돈의 일부를 소리 소문도 없이 빼내었다.
아홉 번째 집안이 가장 규모가 컸기 때문에 자금이 유출된 후 여기저기 구멍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설은아는 최선을 다해 구멍을 메워보려 했지만 아무리 해 봐도 해결할 수가 없었다.
특히 그녀는 금정에 온 후 대구 정 씨 가문이 벌여 놓은 난장판을 떠안아 자금에 대한 압박이 더욱 커졌다.
설은아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은행에 두 배의 이자를 물고 대출을 했지만 여전히 이천억이란 돈이 모자랐다.
그래서 그는 오늘 고성양을 만나 돈을 빌려볼 생각이었던 것이다.
“당신한테 왜 말 안 했냐고?”
설은아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말해 봤자 무슨 소용 있어?”
“당신 능력이 대단하다는 건 알지만 한 번에 이천억을 융통하기란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을 대구 정 씨 가문의 일에 끼어들게 하고 싶지 않았어. 당신한테 이로울 게 없거든.”
설은아가 아직 하지 않은 말이 있었다.
그것은 아홉 번째 집안이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과 대구 정 씨 가문 고위층 사이에 일생일대 도박과도 같은 계약을 했다는 것이다.
만약 그녀가 하현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청한다면 계약을 어기는 것이 된다.
문제는 대구 정 씨 가문은 절대 함부로 할 수 없는 만만찮은 가문이라는 것이다.
하현은 말끝마다 그녀를 대구 정 씨 가문의 수장으로 만들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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