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46장
”나한테 사과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엄도훈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여기서 끝낼 수 있을지 없을지는 하현 형님에게 달렸지요.”
“하현?”
“하현 형님?”
고명원은 이미 사건이 발생한 경위를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는 사건의 근본 원흉인 작자가 여유롭게 차를 마시는 모습을 보며 병원에서 고통에 울부짖는 자신의 아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순간 그의 눈에서 음흉한 빛을 뿜어져 나왔다.
그러나 그도 인물은 인물이었다.
그는 겉으로는 조금도 그런 내색은 하지 않은 채 미소 가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하현, 안녕하세요. 정말 죄송합니다. 모든 것이 우리가 제대로 키우지 못한 죄입니다. 우리가 눈치를 채지 못했어요.”
“그러니 대인께서 관대하게 여기시어 너그러이 봐주십시오!”
“성양이한테는 우리가 제대로 잘 타이르겠습니다!”
말을 하면서 고명원은 허리를 굽혔다.
그의 모습에선 수조원 자산가의 위상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그는 얼른 수표 한 장을 꺼내 하현 앞에 공손히 놓았다.
열 자리 숫자, 이십억이었다!
이를 바라본 정홍매의 눈동자엔 한기가 가득했다.
엄도훈이 현장에 있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하현의 뺨을 때리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들 장청 캐피털은 확실히 엄도훈에게는 굽신거려야 하지만 하현의 신원을 알아낸 그들에게 하현은 그저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집안 데릴사위일 뿐인데 뭐가 그리 대단하단 말인가?
게다가 하현과 엄도훈이 사이가 좋게 된 이유가 풍수지리 때문이라는데 그것도 하현이 엄도훈을 속인 게 아닌가 하고 두 부부는 의심하고 있었다.
간단히 말해서 정홍매의 눈에 하현은 그저 사기꾼일 뿐이었다.
지금은 엄도훈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하현에게 굽신거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의를 숨기지 않고 하현을 매섭게 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
“고 사장님, 고맙지만 이 일은 엄 회장이 다 처리한 일이니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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