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39장
”하긴, 페낭 무맹인 여영창의 씀씀이로 봐서 천억이라는 액수는 눈에도 안 차지.”
“그러니 이번에 가장 잘 처리해야 할 사람은 결국 부문상이야.”
양유훤은 핸드폰을 뒤적거리다가 자료를 하나 꺼내 하현에게 건넸다.
“내가 이미 파악해 둔 부문상이라는 사람에 대한 정보야.”
“그는 공명심이 강한 사람이야. 그 외에 먹고 마시고 도박하고 여자 놀음하는 데도 아주 취미가 많지.”
“외지에서 온 여성 관광객한테 아주 흥미가 많다나 봐.”
“섬나라 사람이든 미국 사람이든 인도 사람이든 가리지 않고 아주 관심이 많대.”
“대하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양유훤은 하현을 쳐다보며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말을 이었다.
“전에 페낭으로 여행 온 대하 여자를 보고 마음에 들어서 건드렸다가 그 여자의 인생을 완전히 망쳐 놨지.”
“결국 강직한 성격인 여자는 바다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
“여자 가족들이 페낭에 와서 직접 관청에 신고를 할 정도로 파장이 컸어.”
“하지만 이 일은 결국 여영창의 손에 넘어가 처리되었지.”
양유훤의 눈에 찬 서리가 가득 고였다.
“그 일로 부문상은 자신이 페낭의 밤의 황제라고 생각하게 되었어.”
“정말 상대도 하기 싫은 사람이야.”
하현의 눈 속엔 파렴치한에 대한 분노로 한기가 흘러넘쳤다.
“그런데 그놈은 파렴치한 짓을 많이 저지르면 반드시 자멸한다는 이치도 모르는 건가?”
양유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만약 부문상 같은 사람들이 그런 이치를 믿었다면 아마 일찌감치 부처님 앞에 향을 피우고 절을 올렸겠지, 안 그래?”
“우리 가문은 남양 3대 가문이라고 불려. 내가 그 가문 명패를 내걸고 있는데도 부문상은 천억이라는 부채를 상환하지 않고 있어.”
“다른 집안이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그와 같은 협상 테이블에 앉을 기회조차 없었을 거야!”
하현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이며 생각에 잠긴 후 핸드폰을 꺼내 원청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
7시가 가까워 오자 하현과 양유훤은 함께 집을 나섰고 차를 타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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