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29장
조가흔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이 상황에서 져도 상관없어요.”
“하지만 만약 우리가 하현을 출전시켰다가 적과 내통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면 그땐 정말로 망하는 거예요!”
“그 이후로는 일이 어떻게 될지 저보다 더 잘 아실 거 아니에요?!”
구양연과 천정국은 얼굴이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자코 있던 손엄명이 입을 열었다.
“맞아요. 지금 우리가 질 것 같은 상황이긴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에겐 희망이 있어요!”
“하지만 하현이 이렇게 큰 혐의를 받고 있고 그 의혹이 점점 더 커지고 있어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난 그를 믿을 수가 없어요.”
“차라리 남은 두 명의 선수가 지는 게 나아요.”
“하현이 나서는 걸 원치 않습니다.”
“상황을 만회하기는커녕 우리 얼굴에 먹칠을 할 거예요.”
“그래서 난 용문이 질지언정 하현이 출전하는 건 반대입니다.”
손엄명과 조가흔은 그 어느 때보다 정의롭고 늠름한 사람처럼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고 그런 두 사람을 하현이 차가운 눈빛으로 매섭게 쳐다보았다.
그들은 오직 자신들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외부인이 소란을 피우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용문 문주의 강력한 후보자 자리가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는 걸 원치 않았다.
그래서 하현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이 두 사람의 노력이 정말 가상하기 짝이 없었다!
하현은 손엄명과 조가흔에게 뺨이라도 쳐서 정신을 차리게 하고 싶었다.
그때 회의실 문이 삐걱 소리를 내며 열렸다.
뒤이어 담담하면서도 위엄 서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 오히려 하현이 싸워도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하현은 무의식적으로 몸을 돌렸고 아름다운 여성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10대 최고 가문, 영 씨 집안 공주, 영지루였다.
“영지루!”
영지루가 나타나자 손엄명과 천정국이 벌떡 일어섰다.
분명 그들은 영지루의 정체를 잘 알고 있는 듯했다.
늘 고개를 빳빳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