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7장
“네가 비록 성이 이씨이긴 하지만 반은 심씨 집안 사람인 셈이야!”
“심씨 집안과 함께 영광을 누렸으니 고난도 함께 해야 하는 거야. 네가 심씨 집안에서 혜택을 받았으니 반드시 의무도 다 해야지!”
“심씨 집안이 잘 나갈 때야 네가 뭘 하든지 나는 상관하지 않아!”
“하지만 지금 심씨 집안에 위기가 닥쳤으니 너는 반드시 나랑 같이 돌아가 문제를 해결 해야 해!”
“그러니 네가 방현진과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있든 없든 네 외할아버지와 약속을 했으니 반드시 지켜야 돼!”
“더구나 연경 방씨 집안과 결혼한다고 하면 연경 이씨 집안은 분명 수긍할 거야!”
“양 대 가문이 고개를 끄덕이면 너는 반드시 무조건 해야 돼!”
“그러니 여기서 말한 걸로 됐어. 대구로 돌아간 다음에는 다시는 이런 말 듣고 싶지 않아!”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될 지는 네가 잘 알 거야!”
슬기 엄마는 지금 목소리와 표정이 아주 사나웠다. 전혀 여지를 주고 있지 않았다.
하현은 항상 강인하고 자신만만해 하던 슬기의 얼굴에 막연함과 어쩔 수 없어하는 기색이 떠오른 것을 발견했다.
잠시 후 그녀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 몇 방울의 눈물을 흘렸지만 서둘러 닦아냈다.
지금 이 순간, 하현은 자신의 마음이 이유 없이 아프다는 것을 느꼈다.
슬기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너무 잘 알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살고 싶어 했고 자신의 행복을 추구했기 때문에 항상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 때문에 그녀는 연경을 떠났고 대구를 떠나 먼 강남으로 왔지만 결국 그녀의 운명을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대 가문 출신인 그녀는 가문의 제물이 될 운명이었다.
슬기 엄마의 말도 맞다. 대 가문의 권력을 누렸으니 대가문의 의무도 반드시 져야 한다.
슬기 엄마는 이 광경을 보면서 차갑게 말했다.
“울지 마. 넌 어렸을 때부터 알았잖아. 우리에게 눈물이란 건 아무런 의미도 없고 헐값이라는 거!”
“내가 오늘 남원에 와서 직접 너를 데리고 가는 건 이제 곧 보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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