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914화

여름의 입에서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자 하준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여름이가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던 게 아니구나. 나에게 마음이 약해진 적도 있었어. 그런데 내가 그날 밤 여주산에서 눈곱만큼도 망설이지 않고 여름이를 떠나면서 그 기회를 잃은 거야. 하아, 최하준. 백지안 때문에 널 사랑하는 사람에게 얼마나 준 거냐?’ “당신은 백지안을 포기 못해. 이제부터 당신과 나는 적이야.” 여름은 손을 빼더니 돌아보지도 않고 걸어갔다. “가, 가지 마….” 하준은 다시 따라가려고 했지만 수술 부위가 벌어지면서 환자복이 피로 물들기 시작했다. 걸을 때마다 상처가 크게 벌어져 출혈은 더 심해졌다. 하준은 여름에게 우리 둘은 적이 아니라고, 여름이 아내가 되어 주고, 애인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더는 백지안에게는 신경을 쓰지 않겠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몸 상태가 나빠져 더는 걸을 수가 없었다. 너무 통증이 심해서 쓰러졌다. 고개를 들고 흐릿해진 시선으로 멀어져 가는 여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여름은 슬쩍 돌아볼 듯하더니 그대로 쌀쌀맞게 가버렸다. ‘여름이가 가는구나. 내 옷이 피로 물드는데도, 내가 지금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면서, 걱정하지도 다급해 하지도 않고 가는구나. 하아아….’ 다시 눈앞이 흐려졌다. “상처가 벌어졌나 봅니다.” 귓가에 상혁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생님, 빨리 좀 와주십시오.” 곧 누군가가 하준을 침대에 눕혔다. 하준은 곧 봉합을 위해 수술실로 옮겨졌다. 하준은 마취를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 아픔이라도 있어야 심장이 아픈 것을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여름은 먹을 것을 조금 사서 다시 올라갔다. 서신일도 응급 수술을 마치고 나왔다. 일단은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지만 정신이 돌아오지는 않았다. 박재연은 언짢은 듯 서경주에게 경고했다. “기어코 주식을 팔겠다면 다시는 내 자식이라는 말 꺼내지도 말아라. 집으로 돌아오지도 말아라.” 서경주는 눈 밑이 떨렸다. 그 말에는 아무 대답 없이 그저 의사에게 서신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