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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3화

“강 대표님은 그만 잊으세요. 이제 서로 갈 길 가셔야죠.” 상혁이 한숨을 삼키며 말했다. ‘그날 그렇게 말씀 드려도 안 들으시더니…. 그냥 백지안을 맹목적으로 믿으신 탓이랄까…. 어쨌든 이제는 후회가 되시겠지, 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해 봤자 너무 늦었지.’ “잊으라고?” 하준이 갑자기 고개를 번쩍 쳐들더니 맹수 같은 기세로 와락 상혁의 멱살을 잡았다. “어떻게 여름이를 잊어?!” “지안 님을 위해 변호에 나선다고 하실 때 강 대표님과의 미래를 생각은 해 보신 겁니까? 그런 결정을 내릴 때는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셨어야죠.” 상혁이 말했다. 하준은 흠칫했다. 상혁의 말이 채찍처럼 날카롭게 날아와 머리를 치는 것 같았다. ‘그래, 여름이에 대한 사랑을 거두기로 해 놓고 이제서 또 놓지를 못하다니. 내 심장은 왜 이렇게 따끔따끔하게 아픈 거지….’ 상혁이 말을 이었다. “강 대표님에게 미안하신 거죠? 하지만 지금 강 대표님에게 사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강 대표님을 그냥 두는 겁니다. 강 대표님 말씀이 맞아요. 회장님과 가까워지지만 않았더라면 강 대표님이 그렇게 상처받을 일도 없었을 겁니다.” “아니….. 하준은 상혁을 노려보았다. 상혁이 이렇게 과감하게 하준에게 말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오늘 선을 좀 넘은 것 같네요.” 상혁이 쓴웃음을 지었다. “옆에서 보기에 강 대표님이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전에 이혼하실 때 민 실장이 무도한 짓을 벌인 일로 민 실장을 처벌하셨을 때는 강 대표님 마음이 조금 움직였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번 사건으로 회장님과 강 대표님의 사이는 회복될 일말의 가능성도 모두 잃은 겁니다. 회장님을 용서한다면 강 대표님은 앞으로 어떻게 육민관의 사라진 손가락을 대해야겠습니까?” “그러네.” 하준은 슬프게 웃었다. 비틀비틀 뒤로 몇 걸음 물러서더니 뒤돌아 자리를 떴다. “회장님….” 상혁이 따라갔다. 하준이 피곤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가. 잠깐 나 혼자 있고 싶어.” ---- 차 안에서 윤서가 신나서 외쳤다.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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