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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6화

“안 타. 여름이가 싫다는데 어디다 쓰겠어?” 상혁은 당황했다. “하지만 AM 사 걸로 타셔도 되겠습니까? 회장님 지위를 생각하면….” “상관없어. 여름이도 거기 거 타네. 여름이는 하얀색이니까 난 검은 색으로 하면 커플카 같고 딱 좋겠다.” 스포츠카 따위 사는 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쉽게 말하더니 하준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여름은 그런데도 아무 말 없이 진지하게 운전만 했다. 그러고 한참을 가다가 하준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이거 화신 가는 길 아니잖아?” “어. 벨레스 가거든. 아직 아버지 해독이 다 되지 않아서 요양하셔야 해서 내가 좀 대신 들여다 보려고.” 어제 저녁 서경주가 하는 말을 들으니 서신일이 서유인이 출근하는 데 동의했다고 하니 들여다 봐야겠다 싶었다. 안 그랬다가는 벨레스가 완전히 서유인 부녀의 손에 놀아날 수도 있다. “벨레스에 가다니, 이제 벨레스에도 손 대게? 바빠서 되겠어?” 여름의 말을 듣거니 하준은 바로 인상을 찡그렸다. “나랑 연애할 시간이나 있겠나?” “내가 언제 당신이랑 연애한다고 했는데?” 여름이 툭 뱉었다. “당신이 동의 안 해도 상관은 없어. 어쨌든 나는 동의했거든. 하준이 여름을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여름은 아무 말 없이 하준을 한 번 쳐다보았다. “가서 좀 자야 하는 거 아냐?” “지금 나 신경 써 주는 거야? 하준이 눈을 빛냈다. “아니거든요. 지금 당신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와서 줄넘기 해도 될 것 같아.” 여름이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하준은 갑자기 할 말을 잃었다. 당장 휴대 전화를 꺼내서 제 몰골을 비춰보고 싶었지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꾹 참기로 했다. 차가 벨레스 주차장에 멈추자 여름은 내릴 준비를 했다. 하준은 갑자기 여름을 잡더니 잠긴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나 다시 위챗 추가해 줘. 그리고 전화번호 차단도 풀어주고. 차단 안 풀어주면 나 계속 자기 따라 다닐 거야.” 여름은 한숨을 쉬더니 하준이 보는 앞에서 위챗과 전화번호 차단을 풀었다. “이제 가도 돼?” “응.” 하준은 여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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