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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화

백윤택이 혀를 끌끌 찼다. “지금 저 송 대표를 보니까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겠다. 야, 너도 참 대단하다. 그 오랜 세월을 최하준은 남자친구로 삼고 한편으로 송 대표를 어장에 넣어두고 관리했다니.” 쿠베라가 FTT보다는 못하다고 해도 국내에서 손에 꼽는 대기업이었다. 게다가 쿠베라의 자제들은 정계와 경제계에 골고루 포진해 있었다. FTT는 규모가 어마어마하긴 해도 대부분 최하준 1인의 힘에 기대어 있는 모양새였다. 송영식의 삼촌은 내년 새 대통령 후보일 뿐 아니라 가장 당선이 유력한 후보였다. 여러 대기업 가문에서 송영식을 탐냈지만 영식은 내내 자기 여동생만 싸고 돌 뿐 밖에서 여자를 만나지 않았다. “사람이라는 건 항상 자신을 위해서 길 하나는 남겨줘야 하는 거야.” 백지안이 깊이 한숨을 쉬었다. “혹시라도 하준이가 날 버리면 송영식을 택할 수 있어야지.” “뭔 소릴. 내일 결혼식이잖아?” 백윤택은 생각할수록 우쭐했다. “역시 최하준이 낫지. 능력으로 치자면 송 대표는 영 최하준만 못하잖아?” “그렇지. 하지만 그렇다고 영식이를 버릴 수는 없어. 언제든 날 도와줄 수 있는 뒷배로 남겨둬야 해.” 백지안은 손톱을 만지작거렸다. ‘영식이는 단순해서 하준이보다 후리기 좋지. 날 밑도 끝도 없이 사랑할 타입이라고.’ ---- 깊은 밤. 술집. 송영식은 혼자서 바에 엎어져 독한 술을 꿀꺽꿀꺽 넘기고 있었다. 낮에 백지안이 떠나고 나서 송영식은 혼자서 공원묘지에 1시간은 족히 멍하니 서 있었다. 너무나 마음이 괴로웠다. 톡이 울렸다. 이주혁이 보낸 톡이었다. -야, 어디냐? 내일 하준이 결혼식인데 한 번 모여야지. 내일 그 자식이 결혼의 무덤으로 들어가는 걸 축하해 줘야 할 거 아니냐?” 송영식은 고개를 숙이고 답장을 보냈다. -일이 좀 있어서 못 가겠다. 어쨌든 걔가 결혼이라는 무덤에 처음 걸어 들어가는 것도 아니잖아? 그러고 나서 송영식은 바를 탕 내리쳤다. “몇 병 더 줘!” 마시다 보니 곧 1시였다. 비틀비틀 걸어 나가던 영식은 맞은 편에서 오던 사람과 쿵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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