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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6화

그러나 백지안이 화를 내기 전에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임윤서! 당장 지안이에게 사과해.” 송영식이 돌계단을 밟으며 성큼성큼 올라오고 있었다. 사실 꽤나 매력적인 얼굴인데, 그 얼굴에 한기가 서려 있었다. 백윤택은 송영식을 보더니 구세주라도 만난 듯 후다닥 뛰어갔다. “나 좀 살려줘. 저게 얼마나 못됐는지 몰라. 얼굴을 보자마자 날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니까. 내 동생도 때리려고 했어. 자네가 빨리 와 줘서 다행이야.” “영식아, 와줬구나.” 백지안이 눈시울을 붉히며 한껏 불쌍한 척을 했다. 송영식은 그런 백지안을 보더니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임윤서를 잡을 듯이 노려봤다. “뭔 잘난 척을 하고 앉아 있어? 오늘 내가 너희 둘에게서 사과받기 전에는 여기서 뜰 생각하지도 마.” 임윤서는 어이가 없었다. “이상하네. 당신이랑 백지안은 무슨 사이길래 최하준을 찾지 않고 당신을 불렀대? 둘이 뒤에서 몰래 사귀는 거 아니야?” “헛소리하지 마, 난 친구라고.” 송영식의 태양혈에 시퍼런 힘줄이 솟았다. 송영식은 이상하게 임윤서와 얽힐 때마다 점점 더 임윤서가 마음에 안 들었다. “거 친구 사이 되게 좋네. 아무 때나 막 불러낼 수도 있고.” 임윤서가 부럽다는 듯 백지안을 쳐다봤다. “부럽네. 돈 많은 남친도 있고 아무 때나 불러내면 기사처럼 나타나 보호해 줄 남사친도 있고. 그런데 정말 송영식이 자기를 좋아하는지 모르는 건가?” “무슨 헛소리를 자꾸 지껄이는 거야?” 송영식이 당황해서 임윤서를 밀어냈다. “입 다물지 못해!” 백지안이라고 다르지 않은 반응이었다. 송영식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임윤서는 거침없이 뱉어서 백지안과 송영식을 완전히 난처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윤서 말이 맞지. 당신이 백지안을 좋아한다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어요.” 여름이 유유히 덧붙였다. “전에 나더러 최하준과 이혼하라고 종용하기도 했잖아요? 사랑하는 사람의 소원을 이루어 주기 위해서 몰래 뒤에서 힘쓰는 모습은 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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