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743화

“저기요, 그건 그냥 기본 상식이거든요? 속 버려도 상관 없으면 지금 바로 약 가져다 줄게”. 여름은 한없이 뻔뻔한 하준의 두꺼운 얼굴에 어이가 없어졌다. “나한테 관심 있다는 걸 인정하기가 그렇게 어렵냐?” 하준이 끝까지 질척거렸다. “그래서 내가 관심 있다고 인정을 하면 어떻게 되는데요? 저기요, 그쪽이 곧 결혼한다는 건 온 세상이 다 알거든요. 최하준 회장님께서 나 같은 여자 때문에 수십 년을 마음에 담았던 소꿉친구 약혼녀를 버리겠다는 말씀은 아니시겠죠?” 여름은 한껏 비꼬는 말을 늘어놓고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하준은 아무 말 없이 여름이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여름에게 어느 정도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그것이 지안에 대한 마음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젯밤 벌어진 일련의 사건으로 하준은 지안에 대한 생각이 조금 흔들리고 말았다. ‘지안이가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렇게 착하고 배려심 깊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어. 반면 강여름은 내 생각처럼 그렇게 못된 인간이 아닌지도 몰라.’ 곧 심심한 된장국과 함께 상이 차려졌다. 하준은 몇 분도 되지 않아서 된장국과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그냥 평범하기 짝이 없는 된장국일 뿐이었는데 여름의 손을 거치니 그렇게 맛이 있을 수가 없었다. 여름의 집에서는 언제라도 입맛이 도는 것 같았다. 밥을 먹고 나니 여름이 따뜻한 물과 감기약을 한 포 내밀었다. “물에 타서 주면 안 돼?” 하준이 꼼짝도 하기 싫어하는 어린애처럼 어리광을 부렸다. “백지안 전화번호 뭐야? 내가 전화해서 당장 와서 타주라고 할 게.” 여름은 갈수록 한 술 더 뜨는 인간에게 휴대 전화를 내밀었다. “……” 하준은 조용히 일어나서 약을 탔다. 핏기 가신 얼굴이 더욱 불쌍하게 보였다. 20분쯤 지났을까, 침실에서 여울이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름은 후다닥 달려갔다. 곧 여울이 울음을 그쳤는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하준이 가서 보니 침대 위에서 여름이 여울의 머리를 땋아주고 있었다. 여울은 공주님처럼 귀여워졌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