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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5화

순간, 하준은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심장이 욱씬 아팠다. 이것저것 가릴 겨를도 없이 하준은 목욕 수건을 들고 들어가 작은 몸에 둘러 싸 얼른 목욕탕에서 안고 나왔다. 여름을 침실 큰 침대에 눞히자 엉엉 울었다. “아파… 추워….” 하준이 여울의 피부를 만져보니 싸늘했다. 그리고 여기저기 살펴보니 팔꿈치가 시퍼렇게 멍들었다. “괜찮아. 얼른 옷 입혀줄게.” 얼른 이불로 여울을 덮어주고 돌아서니 아이 옷을 들고 온 백지안이 보였다. 당황한 얼굴로 억울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준, 미안해. 왜 애가 갑자기 넘어졌는지 모르겠어….” “애 좀 씻겨달랬더니 이게 씻기는 거야? 애는 넘어졌는데 넌 어떻게 의자에 가만히 앉아서 보고만 있을 수가 있어?” 울컥 화가 치밀었다. 하준이 백지안에게 화를 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 그게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나도 너무 놀라서 정신을 못 차린 거지.” 백지안은 주르륵 눈물을 흘리며 입술을 깨물더니 여울에게 손을 뻗었다. “이모가 옷 입혀 줄게.” “싫어. 이모 무서워.” 여울은 확 움츠러들며 두려운 기색을 드러냈다. “됐어. 내가 입힐게.” 하준이 옷을 가져가 여울에게 입혔다. 백지안은 화가 나서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겨우 자기 자식도 아닌 어린애 하나 때문에 오늘 벌써 하준이 몇 번째 자신에게 화를 내는지를 생각해 보니 억울했다. 옷을 입히더니 하준은 여울을 안고 옆 방으로 갔다. 하준이 약을 가져오자 여울은 몸을 뒤로 뺐다 눈썹에 눈물이 맺혀있었다. “안 바를래.” “착하지, 약을 발라야 빨리 낫지.” 하준은 아픈 것을 무서워 하는 여울을 보니 마음이 아팠지만 이럴 엄격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싫어. 나 여기 싫어. 엄마 보고 싶어. 여름이 이모한테 갈래.” 여울이 얼굴을 묻고 흐느꼈다.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이 시간이면 여름이 이모는 잘 텐데. 착하지? 여기서 자자.” 하준이 위로했다. 그러나 여울은 울기만했다. “아파! 여름이 이모 보고 싶어! 큰아빠 집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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