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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8화

하준은 곧 시동을 걸고 백미러로 여름의 품에 안긴 여울을 보았따. 순간 하준은 셋이 한 가족이고 자신이 아내와 딸을 데리고 쇼핑을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느낌이 전혀 싫지 않았다. 아니, 되려 가슴이 뿌듯해지는 기분이었다. 뒷좌석에서는 여름이 여울에게 귓속말을 하고 있었다. “이 녀석! 들키면 어쩌려고?” “안 들켜요. 다들 내가 삼촌 딸인 줄 알아요.” 여울이 속삭였다. “아까 그 나쁜 이모가 아빠를 찾아왔어요. 마음에 안 들어서 내가 아빠를 데리고 나왔어요. 내가 엄마 대신 복수했어.” “……” 웃픈 일이지만 어쩐지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요요, 똘똘한 녀석!’ “됐어. 그 여자랑은 가까이 하지 마. 넌 아직 어려서 사람이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지 몰라. 엄마는 여울이를 잃을 수 없어.” “괜찮아요. 아빠가 날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그 나쁜 이모보다 날 훨씬 더 좋아해요.” 여울이 확신에 차서 말했다. 여름은 그 말을 듣더니 진지하게 여울을 들여다 보았다. “강여울, 너, 아빠를 엄청 좋아하는 거 아니야?” “뭐, 엄청 잘 생겼잖아요.” 여울은 그렇게 말하면서 눈을 반짝였다. 분명 무척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 ‘아이고, 누가 내 딸 아니랄까 봐 얼빠인 거 봐. 사람은 얼굴만 보면 안 된다고 나중에 단단히 가르쳐 놔야지 안 되겠어.’ 마트에 도착하자 여름이 여울이를 안아서 카트에 태우려고 했다. 그러나 이제 여울이 꽤 묵직해져서 여름은 여울을 제대로 앉히지 못하고 헤맸다. 하준이 곧 손을 뻗어 안정적으로 여울을 카트에 앉혔다. 여름의 시선이 하준의 팔뚝에 꽂혔다. 하준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입꼬리를 올렸다. “내가 힘은 좀 세지.” 여름은 웃었다. “힘이 세긴 세지. 안 그랬으면 내가 그렇게 밀려서 쓰러지지도 않았을 텐데.” 하준의 입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여름이 3년 전 자신이 밀어 넘어지면서 아이를 잃은 일을 말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미간에서 냉기가 흘러넘쳤다. 여울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목소리로 물었다. “큰아빠, 이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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