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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2화

‘오밤중에 여자 혼자서 남자 4명을 마주쳤다가는 이기기는커녕….’ 하준은 저도 모르게 핸들을 꽉 잡았다. “성운빌은 학교를 끼고 있는 단지라서 어린 아이들도 많고 고급 단지라 보안이 철저할 텐데 10시밖에 안 된 시간에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지?” “그러니까 말입니다. 그쪽에서도 이렇게 미친 건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경찰에서는 그 네 놈을 잡아서 조사중입니다. 놈들 말로는 강여름 대표가 서경주 회장의 후계자니까 돈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고 돈될 만한 것이 있나 하고 들어갔다고 주장한답니다. 하지만 강도질을 하러 들어가서 이렇게 집안 살림을 모조리 부수는 경우는 본 적이 없습니다. 집에 쓸만한 가구가 하나도 남지 않았을 정도로 모두 부쉈습니다. 아무래도… 복수로 보입니다.” 하준의 이마 양옆이 불뚝불뚝거렸다. 하준은 한참 만에야 싸늘하게 명령했다. “이 사건이 백윤택과 관련있는지 좀 뒤져 봐.” 1시간 뒤 상혁이 사무실에 있는 하준에게 소식을 가져왔다. “백윤택의 비서가 그 상습범 4명의 가족에게 상당한 금액을 이체한 것이 밝혀졌습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가죽의자에 앉은 하준이 뒤로 휙 돌더니 손에 들고 있던 다트를 던져 벽에 걸린 표적 한 가운데를 맞혔다. “내가… 백윤택을 너무 이래저래 눈감아준 것 같지 않아?” 하준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입가는 얼음처럼 차갑게 굳어 있었다. 상혁은 어이가 없었다. ‘그게 그냥 눈감아준 정도가 아니잖습니까? 아주 놈이 똥오줌을 못 가리는 지경까지 부추긴 거나 다름 없죠.’ 그러나 말은 상당히 돌려서 했다. “다 백 대표님이 슬퍼할까 봐 그러셨던 거 아닙니까?” “……” 하준의 눈동자에 한기가 서렸다. 고개를 숙이고 피곤해진 미간을 문질렀다. ‘그래. 이게 다 지안이 때문이지. 3년 전에도 백윤택 자식을 도와주고 싶지 않았지만 지안이 때문에 양심을 져버리고 놈을 도와주고 말았어. 그 바람에 여름이가 놈을 미워하게 되었고 놈은 여름이를 가둬둘 수 밖에 없었던 거야. 그 일이 도화선이 되어서 우리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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