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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7화

곧 남자들은 온갖 물건을 다 깨부수고 다녔다. 멀쩡한 물건이 없어진 뒤에야 나갔다. 놈들이 떠나고 5분은 족히 지나서야 트렁크가 열렸다. 하늘은 창백한 얼굴로 기어 나왔다. 눈시울이 빨갛게 되어서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여울을 안고 있었다. “오빠… 아파….” 여울이 가느다랗게 말했다. 손에는 감자칩을 꼭 쥐고있었다. “걱정하지 마. 내가 병원에 데려다 줄게.” 늘 냉정하고 침착한 하늘이었지만 지금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하늘은 키즈폰으로 119에 전화를 하고 나서야 여름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여울이가 다쳤어요.” “뭐라고!?!” 막 병원에 도착한 여름은 하늘의 말을 듣고는 심장이 멎는 듯했다. “어쩌다가 다쳤어? 많이 다쳤어?” “엄마, 여울이가 기절할 거 같아요. 119 불렀어요. 내가 여울이 병원에 데려갈게요.” 울먹이는 하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름은 하늘의 성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여울의 상태가 매우 심각하지 않고서는 그런 하늘의 목소리를 들을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청난 공포가 엄습했다. 여름은 휘청했다. 어느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을 대 하늘은 혼자서 복도에 서 있었다. 팔이며 얼굴이 온통 피투성이였다. 여름을 보자 하늘은 울면서 품으로 뛰어들었다. “엄마, 제가 잘못했어요. 여울이랑 트렁크에 들어가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우리 하늘이 무서웠지?” 여름은 하늘의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주었다.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 “엄마가 나가고 나서 사람들이 집에 쳐들어 왔어요. 그래서 내가 여울이를 데리고 트렁크 안에 숨었어요. 아저씨들이 우리는 못 찾았는데 물건을 막 부시고 다녔어요. 그때 트렁크를 내리쳤는데 여울이가 맞았어요.” 하늘은 눈물 콧물을 줄줄 흘리며 울었다. “여울이는 소리를 내면 아저씨들이 우리를 알아챌 까 봐 아무 소리도 안 냈어요. 아저씨들이 다 가고 나서 가방에서 나왔어요.” 여름은 화가 나서 몸이 떨렸다. 누군가가 이렇게 대범하게 자기 집에 쳐들어 올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하늘이가 재빠른 판단을 내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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