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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3화

백지안이 바로 혐오스럽다는 얼굴을 했다. “닥쳐. 지금은 나랑 준의 결혼식 직전이라고. 일 벌이지 말고 얌전히 있어.” 백윤택은 흠칫했다. “임유서가 기자들에게 뭐라고 했는지는 아냐?” “일단 준이 사태 진압하라고 일은 시켜놨어. 내 결혼식 끝나기 전까지는 아무 짓도 하지 말고 제발 가만히 좀 있어.” 백지안이 한 마디 한 마디 힘주어 경고했다. “들었어? 한 번만 더 일 벌이면 그 때는 나도 더는 관여하지 않을 거야.” “…알겠어.” 백윤택은 시무룩하게 전화를 끊었지만 속으로는 다른 마음을 품었다. 곧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임윤서 년이 어디에 있는지 당장 알아 봐.” ---- 우아한 고급 레스토랑. 직원이 임윤서를 데리고 잠깐 걷더니 어느 룸 앞에서 멈추었다. “한 대표님께서 예약한 룸이 여깁니다.” “감사합니다.” 임윤서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송영식이 고풍스러운 병풍 앞에 앉아있었다. 브라운 셔츠는 단추를 몇 개 풀렀고, 소매는 접어 올렸다. 눈웃음을 치는 얼굴에서는 사악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앉아.” 송영식이 의자를 가리켰다. 임윤서는 송영식을 상대하지 않고 그대로 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누군가 밖에서 문을 잠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앉아서 좀 먹지 그래? 식으면 맛이 없다고.” 송영식이 직접 일어나 임윤서에게 의자를 빼주었다. “오늘 포럼에서 올킬을 했는데 통쾌하지 않아? 인정하지. 정말 깜짝 놀랐다고. 전에는 내가 당신을 너무 얕잡아 봤어. 이 술로 사과하지, 어때? 속이 시원한가?” 송영식은 와인을 따르더니 원샷했다. 임윤서의 시선이 잠시 와인에 머무르더니 다가가 한 잔 따랐다. 자신에게 술을 한잔 주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임윤서가 술잔을 든 손을 번쩍 들더니 그대로 송영식의 머리에 술을 쏟았다. “임윤서!” 송영식의 얼굴이 확 변했다. 송영식이 화를 내려는데 임윤서는 와인병을 집어 들더니 송영식의 옷깃을 잡아당겨 그대로 온 안에 술을 쏟아 부었다. 송영식은 놀라서 와악 소리를 질렀다. 후다닥 일어나 셔츠를 벗어보았지만 이미 바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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