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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3화

“그리고 이제 치료받을 때가 아니면 백지안하고 따로 만나지 말아요. 당신 친구들이 백지안이랑 사이가 워낙 좋아서 종종 만난다는 건 알겠는데 다음에 넷이 만날 일이 생기면 날 데리고 가요.” 여름은 작은 새처럼 하준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하준은 한동안 여름이 이렇게 먼저 사랑스럽고 따스하게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갑자기 마음이 확 약해졌다. “하지만 걔들이….” “날 안 좋아하는 건 알아요. 하지만 상관없어. 내 남편을 다른 여가자 빼앗아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다 참을 수 있어.” 여름이 고개를 들더니 그 커다랗고 사랑스러운 눈을 깜빡였다. “누가 우리 남편 이렇게 잘 생기래? 사랑스럽게!” “우리 자기, 난 자기 말만 들을게.” 하준이 시선이 뜨겁게 달아오르더니 고개를 숙여 여름의 입술을 키스로 눌렀다. ‘난 아무래도 이 자그마한 여자에게 완전히 빠져버린 것 같아. 이렇게 빠졌는데 내가 백지안이랑 뭘 어쩐다고? 뭐, 상관없어 여름이가 기분만 좋다면 다 좋아. 출근하고 싶으면 해야지, 암.’ ---- 오전 8시 40분. 하준은 여름이 허리에 팔을 감고 식당으로 들어왔다. 여름의 작은 입술과 볼이 빨갛게 부어 있었다. 장춘자는 경험이 풍부한 노인이었다. 한눈에 아침에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음을 눈치챘다. 안심이 되면서도 노파심에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보기 좋구나. 그래야 부부 같지. 하지만 그래도 조심해야지. 의사가 3개월 되기 전에는….” “할머니, 괜찮습니다. 굳이 말씀하지 않으셔도 저희도 다 압니다. 애도 아니고.” 할머니의 잔소리가 시작될 것 같자 얼굴이 어두워졌다. 여름은 어쩔 줄 모르고 바닥만 뚫어져라 내려다봤다. 한쪽에서 식사를 하던 최양하가 혀를 찼다. ‘어젯밤에는 그 난리를 치더니 오늘은 또 뭔 깨를 볶고 이래? 최하준이 여자를 구슬리는 기술이 좋은 건지, 강여름이 남자 다루는 솜씨가 좋은 건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아주 천생연분이다, 천생연분이야.’ “아 참, 어제 셋이 같이 돌아왔다면서?” 최대범이 갑자기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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