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화
“오빠….”
임윤서는 너무나 서럽게 울었다.
“내가 너무 멍청했어. 그까짓 일도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해서 친구들 인생을 망가트렸어, 내가.”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이번 건에서 넌 그렇게 핵심적 역할은 아니었어.”
“……”
안심이 되는 건지 아니면 충격을 받은 건지 알 수 없었다.
“난 있는 대로 말하는 거야.”
임준서가 담담히 말을 이었다.
“상대는 막강한 존재야. 우리나라 최고의 재벌가 금수저들이라고. 내로라하는 집안 자재들도 손바닥에 올려놓고 가지고 놀 수 있는 인간들이야. 너 같은 애들 몇 명쯤이야 말할 것도 없지.”
“그럼 나는 이제 어떡하면 좋을까?”
임윤서가 고민되는 듯 물었다.
“동성으로 돌아와서 우리 회사에서 일을 하든지 아니면 외국 나가서 유학을 좀 하지, 뭐.”
임준서가 윤서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네가 세계 최고의 조향사가 되면 송영식이 블랙리스트에 올렸거나 말거나 오슬란에서 먼저 어서옵쇼하고 모셔갈걸.”
그 장면을 상상해 보니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잠시 후 윤서의 얼굴이 다시 어두워졌다.
“아니야. 내가 어떻게 여름이를 호랑이 입 속에 넣어 두고 혼자 나가. 소영이도 감옥에 있고…. 난 차마 그렇게는 못 하겠어.”
“그렇게 마음이 약해서 네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냐.”
임준서는 안타까운 마음에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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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준의 본가.
여름은 임윤서의 문자를 받자 옆방의 하준을 찾아갔다.
그러나 문을 열고 보니 하준의 방은 텅 비어 있고 이모님이 걸레질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준 씨는요?”
“회장님은 옆 동으로 가셨는데, 모르셨어요?”
이모님이 의아한 듯 물었다.
“……”
여름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예전에 하준은 무슨 수를 쓰든 여름의 곁에서 자려고 했었다. 심지어 야밤을 틈타 몰래 여름의 방으로 숨어들기도 했다.
‘지다빈이 죽은 다음부터였던가?
나에게 뭔가 불만이 있나?
나 때문에 지다빈이 죽어서 송영식과 의를 상했다고 이러는 건가?’
여름은 쓴웃음을 짓고 자신이 얼마나 모순된 인간인지 생각했다.
하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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