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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6화

“시끄럽고, 누가 시켰어?” 하준의 싸늘한 시선은 계속 장 씨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하나, 둘….” “최민 님께서요.” 장 씨가 갑자기 다 불었다. “약을 타라고 시킨 것도 최민 님 입니다. 죽는 약은 아니라고, 그냥 상처만 덧나서 얼굴에 흉터를 남길 거라고 했어요.” 악랄한 수단에 상혁이 한숨을 크게 쉬며 저도 모르게 여름을 한 번 쳐다보았다. 그런데 여름은 갑자기 웃는 것이었다. “그러면 내 얼굴은 이제 흉터투성이겠네요.?” 장 씨가 여름을 한 번 쳐다보더니 몸을 부르르 떨며 다시는 쳐다보지 못했다. “내보내.” 하준이 옆에 있던 컵을 벽에 집어 던졌다. 그리고는 성큼성큼 거실로 걸어 들어갔다. 상혁은 하준의 뒷모습을 보면서 폭풍우를 예감했다. 상혁이 여름 앞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었다. “여름 씨, 제발 회장님 좀 말려주세요. 오늘 여름 씨를 구하겠다고 사람들 불러서 집을 포위한 것만 해도 어르신은 노할 대로 노하셨어요. 이모까지 건드리면 정말 가만히 안 계실 겁니다. 회장님을 잡으려고 드는 재벌가에 FTT까지 합류하면 정말 큰일입니다.” 여름은 몇 초를 가만히 있었다. ‘날 구하겠다고 사람을 불러서 집을 포위했어?’ 여름은 자신을 위해서 하준이 온 집안 식구와 척을 지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게 뭐 어쨌다고? 허구헌 날 날 그렇게 못살게 굴었는데. 난 피해자라고. 내가 왜 최하준을 위해서 뭘 해줘야 하는데?’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인데요?” 여름이 상혁을 쳐다봤다. 눈에는 원한이 가득했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죠? 내연녀 소리 들어가며 맞고 얼굴 찢어진 것도 그렇다고 쳐요. 최하준만 아니었으면 나는 지금 이 꼴이 되진 않았을 텐데.” 보다못해 차윤이 끼어들었다. “최민 씨 쪽에 문제가 생기면 회장님도 끝이지만 FTT에서 여름 씨도 가만히 안 둘 거예요. 여름 씨 친구며 회사까지도….” 여름은 이를 꽉 물었다. ‘씹어 먹어도 모자랄 최민을 위해서 나서야 한다니 우습잖아? 됐어. 누굴 탓하겠어. 애초에 시작하지 말았어야 할 길에 발을 들인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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