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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화

아무래도 누가 차에 손을 댄 듯했다. 여름이 급히 핸들을 돌렸다. 내리막 커브 길에서 브레이크 없이 차는 점점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그때, 눈앞에 고급 승용차 한 대가 나타났다. 좁은 길에서 여름은 과감하게 갓길로 피해 지나갔다. 상대차의 기사는 깜짝 놀랐다. “아, 뭐지! 레이싱하나? 이런 길에서 150km라니.” 최양하가 고개를 들어 보니 흰색 차량이 쏜살같이 산길을 달리고 있었다. 몇 커브를 도는 동안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 레이싱을 즐기는 자신도 그렇게 운전해 본 적이 없었다. “차에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따라가 봐.” 운전기사가 악착 같이 따라붙었다. 놀랍게도 그 차는 시속 200km에 가까운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차가 막 뒤집히려 할 때 여름은 기지를 발휘해 공사 중인 임시 흙길로 차를 몰았다. ‘쿵!’하고 차는 커다란 나무에 충돌했다. 최양하가 얼른 달려가 문을 열어보니 에어백이 튀어나왔다. 가녀린 여자가 에어백에 폭 싸여 있었다. 의식은 잃었지만, 몸에 다친 흔적은 없었다. “강여름 씨?” 최양하는 창백하지만, 그 얼굴을 알아보았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둘러 기사와 여름을 근처 병원으로 옮겼다. 곧 서경주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달려왔다. 최양하가 위로했다. “걱정 마세요. 따님께서 정말 현명하고 과감하게 대처했습니다. 차가 꽤 오래 제어가 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커브 길에서 내내 침착하게 조종하고 있었어요. 나중에 공사 중인 진흙 길로 뛰어들어 감속했습니다. 다행히 사람이 안 탄 쪽이 받혀서, 외상도 별로 없습니다. 충격으로 정신을 잃은 상태입니다.” “다행이군.” 서경주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최양하에게 말했다. “오늘 너무나 고맙네. 이 은혜 잊지 않겠네.” “천만에요. 그저 할 일을 한 것뿐인데요.” 대략 30분쯤 후, 의료진이 나왔다. 과연 최양하 말대로 여름은 몸과 두부에 충격을 받아 정신을 잃었지만 다친 곳은 없다고 했다. 무사하다는 확인을 받고 최양하는 회사에 일이 있어 회사로 갔다. 가는 길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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