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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화

윤서는 쓴웃음을 지었다. “내가 떨어져 나가니 좋아서 잔치라도 했는지도 모르지.” “생각하지도 마. 여기서 더 멋진 사람 만나면 되지, 안 그래? 저 봐, 저기 들어온 남자, 널 보고 있더라.” 윤서가 둘러보았다. 마침 다부진 남자의 뒤태가 눈에 들어왔다. 그 사람은 딱 봐도 명품 블랙 가죽 재킷을 입고 모델 뺨치는 긴 다리를 뽐내고 있었다. 일행인듯한 두 사람은 그 사람의 존재감 덕분에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뭐 그저 그렇네. 너무 오버하는 거 아냐?” “대박 멋지네, 뭘. 최하준하고 맞먹어.” 여름이 윤서에게 살짝 찡긋했다. “그럼 진짜 존잘이네.” 윤서가 깔깔거렸다. ****** 위층 VIP객실. 오슬란 노정배 사장이 조심스럽게 송영식에게 술을 따르고 있었다. 얼굴 표정을 살피며 노정배가 말했다. “회장님, 방금 입구에서 본 베이지색 스웨터 입은 친구가 바로 우리 회사가 이번에 스카우트한 화장품 수석연구원 임윤서 씨입니다.” “응, 우리 회사 직원이었어?” 송영식은 짓궂은 표정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그럼, 맞은편에 앉아있던 건 친구인가?” “그렇죠.” 송영식은 손에 든 술잔을 빙글 돌렸다. “이따 뭐 할지 정했어. 거 임윤서랑 친구 좀 데려와.” 노정배는 난감해졌다. “저, 임윤서 씨는 업계에서도 찾기 힘든 인재입니다.” “아, 임윤서를 뭘 어쩌려는 게 아니야. 그 친구라는 여자가 내 친구를 건드렸거든.” 송영식이 조용히 말했다. “부디 조심하십시오.” ****** 저녁 8시 반. 여름과 윤서는 꽤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영화를 보러 가려고 일어설 때 윤서는 노정배의 전화를 받았다. “화장품 레시피 자료를 보고 싶으시다고요?… 알겠습니다.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날 두고 가겠다고?” 여름이 얼굴을 찌푸렸다. “어떡해, 그럼. 사장님이 그러시는데 회장님이 오늘 회사 시찰 중이래. 오늘 저녁에 신제품 준비 중인 노화방지 화장품에 관해서 물어보실 거라고, 지금 바로 튀어와서 직접 보고를 하란다.” 윤서가 골치 아픈 듯 툴툴거렸다. “송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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