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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0화

정말 차윤이 하준을 쭌이라고 불렀다가 하준이 회복하고 나면 가만 두지 않을 게 분명했다. “옷 갈아입자.” 차윤이 곤란한 얼굴을 하고 있자 얼른 여름이 끼어들었다. 서랍에서 옷을 꺼내며 환하게 웃었다. 창바지와 셔츠였다. 하준에게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준이 보더니 인상을 징그렸다. “싫어. 안 예뻐.” “안 예쁘기는. 너무 좋구먼. 이걸 입으면 정말 멋질걸. 여름이 달랬다. “안 입어.” 하준이 몸을 비틀었다. 앙탈을 부리는 모습을 본 차윤은 온몸에서 소름이 돋았다. ‘회장님의 저런 모습을 어떻게 참아 내는 거지? 저게 바로 진정한 사랑의 힘이란 건가?’ “그럼 뭐 입을래?” 여름이 포기한 듯 한숨을 쉬었다. 하준이 씩 웃으며 하얀 이를 드러냈다. “하늘이처럼 슈퍼 히어로 옷 사줘. 그런 거 입고 싶어.” “……” 하준이 말을 이었다. “어제 복도에서 봤는데 어떤 형아는 로보트 옷 잆었더라.” 차윤은 등에서 땀이 흘렀다. 하준이 로보트 옷을 입은 꼴을 어찌 보겠는가! “하지만 난 이거 입히고 싶은데.” 여름이 갑자기 매우 실망한 듯 말했다. “하준이가 이거 입으면 더 멋질 것 같단 말이야. 그리고 이건 내가 일부러 골라온 건데, 내가 고른 싫구나?” 그러더니 기다란 눈썹을 위아래로 깜빡거리며 안타깝다는 얼굴을 했다. 하준은 그런 여름을 보고 당황했다. “아니 아니, 좋아. 입을게.” 그러더니 얼른 옷을 채갔다. “고마워, 쭌.” 여름이 기쁜 듯 고개를 번쩍 들었다. 하준은 헤벌레하고 웃었다. 차윤은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어서 얼른 병실 밖으로 나갔다. ‘아픈데도 회장님과 강여름 님은 같이 있기만 하면 꽁냥질이 줄질 않는군.’ 하준의 환자복을 벗기며 여름이 조그맣게 말했다. “앞으로는 내 도움 없이 혼자서도 입어야지. 단추는 이렇게 잠그는 거야.” “하지만 나는 아직 아기인데. 그냥 입혀줘.” 하준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다른 친구들도 다 자기가 입어. 여울이도 하늘이도 자기가 입는걸.” 여름이 달랬다. “누나랑 형이니까 그렇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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