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2화
원연수의 도톰한 입술에서 순식간에 피가 흘러내렸다. 안 그래도 상처 때문에 통증에 시달리던 원연수는 머리가 빙 돌았다.
두 사람의 입술 사이에서 비릿한 피 냄새가 솟구쳤다. 원연수는 울컥 비위가 상했다.
‘구역질 나.
대체 저 입술로 얼마나 많은 여자들에게 입 맞추었을까?
게다가 난 아직 잊지 않았어. 날 감옥에 보낼 때 이주혁이 했던 그 매정하고 잔인한 말.’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원연수는 이주혁의 입술을 있는 힘껏 깨물었다.
살짝 피가 날 정도로 깨문 이주혁과 달리 원연수는 입술을 뜯어낼 기세였다.
아무리 참을성이 좋은 이주혁이라고 해도 이 정도로 심하게 물어뜯기고 나자 입술을 아주 잡아 뜯어버리려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어쨌든 이전 같았으면 아무래도 끌리는 마음이 있어서 어느 정도 자극적인 상황이었다면 즐길 수 있었을지 몰라도 이번에는 완전히 경악스러울 따름이었다.
이주혁은 원연수가 전혀 낯선 사람 같았다. 그 얼음송곳 같은 싸늘함과 원한은 마치… 예전에 법정에서 마지막으로 보았던 백소영을 보는 듯했다.
당시 백소영은 경찰의 손에 끌려가면서 딱 그런 눈으로 자신을 돌아보았었다.
잠깐 넋을 잃은 사이에 원연수는 이주혁의 목에 깊이 손톱을 박아 넣고 있었다.
번쩍 정신이 든 이주혁은 원연수를 감싸고 있는 그 원한이라면 정말 자기를 씹어먹어 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있는 힘껏 밀어냈지만 원연수는 죽어라 이주혁의 목을 꽉 끌어안고 끝까지 이주혁의 입술을 깨문 채였다.
“죽고 싶어!”
분노에 이성을 잃은 이주혁은 원수연을 어떻게든 떼어내기 위해 와락 밀쳤다. 그 바람에 원수연은 협탁에 몸이 부딪히고 말았다. 하필 자창 부위가 부딪혔기 때문에 극심한 통증이 온몸을 관통했다.
원연수는 더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기절했다.
정신을 차린 이주혁은 기절한 연수와 침대에 얼룩진 피를 보고 완전히 당황했다.
금수저로 태어나 늘 갑의 위치였다.
자신에게 이렇게까지 저항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이건 냥 반항도 아니고 완전히 맹수처럼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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