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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3화

추동현도 바보는 아니었다. 하준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바로 알아들었다. “전성이 날 배신한 건가?” “말이 틀렸군요. 전성은 처음부터 내 사람이었습니다.” 하준이 의자를 당겨다가 느긋하게 앉았다. 사뭇 상대의 고통을 즐기는 듯한 시선으로 추동현을 바라보았다. “대초에 민정화를 이용해 FTT의 신제품 데이터를 빼있을 때 민정화는 지룡의 썩은 멤버였죠. 당신 눈에 전성은 여자한테 눈이 빠져서 언제든 배신할 수도 있는 인간으로 보였을 겁니다. 민정화만 손에 넣으면 전성은 자동으로 따라올 줄 알았겠지.” 흑심을 감추고 살아오기를 수십 년, 이제 승리가 눈앞에 있는데, 이런 상황을 맞고 보니 당황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자기 아이를 아끼는 전성이 왜 아이까지도 포기하는지 궁금하시겠죠.” 하준이 무심하게 눈썹을 치켜세웠다. “민정화가 배신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 번 배신한 자는 두 번도 배신하는 법이지요. 추성의 덕이랄까요? 추성의는 진작부터 민정화랑 얽혀있었습니다. 쯧쯧, 남의 아이를 가진 여자도 가만 두지 못하다니 정말…. 이제 추신의 각종 기밀과 범죄사실은 민정화가 다 내게 캐다 주었습니다.” 추도현의 호흡이 가빠졌다. 우아해 보이는 얼굴에는 서서히 공포가 스며들었다. “살펴봤더니 추신은 정말 못된 짓을 너무 많이 했더군요. 그건 다 잘 알고 계시죠?” 최하준이 느른하게 주머니에 손을 꽂고 일어섰다. “추신과 벨레스가 손을 잡고 투자회사를 세웠지만 추신은 뒤에서 가짜 장부를 조작하고 있었죠. 심지어 기시다와 손을 잡고 부당한 방법으로 벨레스 그룹을 잠식해서 그룹의 주가를 조종하고 있었죠. 그리고 우리 회사에서 빼낸 신제품 데이터는 랜들에 팔아 거액을 챙겼고요. 랜들은 외국 회사인데 그렇게 하셨다는 건 매우 의미심장하죠. 우리나라의 기업이 천신만고 끝에 개발한 기술을 외국 업체에 팔아 먹었다는 뜻이니 국가를 배신한 거나 다름 없는 거 아닙니까? 이제 그런 짓을 한 사람이 어떻게 될지는 제가 입 아프게 얘기할 필요 없겠죠.” 추동현은 벌렁 뒤로 나자빠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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