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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화

여름도 긴장해서 최하준 쪽을 보았다. 하지만 최하준은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 마치 모욕을 당한 사람은 따로 있기라도 한 것처럼. “시끄럽네.” 최하준은 싸늘한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돌려 여름에게 말했다. “들어갑시다.” 최하준이 법정으로 들어가자 여름도 따라 들어갔다. 김상혁이 실웃음을 지으며 이민수에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남길 말은 없습니까?” 악의 없어 보이는 미소였으나 이민수는 알 수 없는 한기를 느꼈다. “저 별일 없겠죠?” “걱정 마라. 네 이모부가 증거 전부 깔끔하게 처리해 놓았잖니. 오늘 넌 증언만 하면 되는 거야.” “쯧쯧, 그만한 배짱도 없는 녀석이, 다음부턴 좀 조심해라.” 혀를 끌끌 차는 강태환의 눈엔 한심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사실 강태환은 이민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정희가 감싸고 돌아 그렇지, 이민수는 평소 아첨이 너무 심했다. “걱정 놓으세요. 저 자식 다 허풍이에요. 본 적도 없는 듣보잡이에요.” 강여경이 얼굴을 찌푸렸다. “난 본 적 있어. 이지훈 친구야. 지난번에 식당에서 나랑 가은이, 시아를 쫓아낸 게 저 사람이라고. 오빠, 다음부턴 말 좀 조심하는 게 좋겠어.” “뭐? 저 사람이 이지훈 친구야?!” 이민수는 깜짝 놀랐지만 금방 침착함을 되찾았다. “괜찮아, 오늘 여름이 재판에서 주화그룹에 아작날 걸 뭐. 이지훈이 빽이면 뭐? 그 집안 사람도 아닌데.” 강여경도 생각해 보니 그랬다. 하지만 저 남자는 마치 피라미드 꼭대기에 서 있는 것 마냥 기세가 남달랐다. 동성에서 이런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엘리베이터가 또 열렸다. 양유진과 한선우가 함께 걸어 나왔다. 한선우는 여경을 보자마자 분함에 치를 떨었다. “강여경, 이 쓰레기! 너 같은 것한테 속다니, 내가 눈이 삐었지!” “말 곱게 못해!” 강태환이 소리쳤다. “자네가 우리 여경일 꼬셨던 거 아닌가? 지금 형편으로 어디 우리 앨 넘볼 수나 있나?” 한선우는 강태환 부부의 얼굴을 보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저를 어렸을 때부터 보시고 친아들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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