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화
“증거 없으면 입 다물어.”
이정희도 여름을 무섭게 노려봤다.”
“네가 이 집에서 사고 친 거 말고 뭐 한 게 있니? 이 지경이 된 것도 다 네가 자초한 일이다. 감옥에서 잘 반성하거라!”
한기가 뼛속까지 사무쳤다. 호랑이도 제 새끼는 안 잡아먹는다는데, 자신의 부모는 호랑이보다 더 가혹한 것 같았다.
“모두 벌 받을 거예요!”
여름이 악에 받쳐 소리쳤다.
“절 인정하지 않으셔도, 싫어하셔도 할 수 없지만 안 한 일을 했다고 하시면 안 되죠! 내 손으로 TH를 무너뜨려 버릴 거예요!”
강여경이 비웃었다.
“그런 미래가 너에게 있을까? 주화그룹 쪽 변호사 말로는 최소 20년 형 이상이라던데. 감옥에서 잘 지내렴. 가끔 얼굴은 보러 갈게.”
“허, 내 패소가 기정사실인 것처럼 얘기하네?”
자신을 빨리 감옥에 못 넣어 안달 난 것 같은 식구들을 보며 여름은 헛웃음이 났다.
이민수가 목을 빳빳이 세우고 말했다.
“긍정적인 자세는 좋은데 네가 한 가지 모르는 사실이 있어. 주화에서 고용한 변호사는 동성 최고의 변호사, 장기철이라고, 너는….”
옆에 있던 김상혁을 보고 이민수가 ‘풉’하고 웃었다.
“헐, 이건 또 뭐야? 갓 졸업해 사시 붙은 애송이냐?”
이민수가 김상혁에게 다가가 가슴을 쿡쿡 찔렀다.
“이봐, 누구랑 붙게 되는지는 알고 있나? 주화그룹이라고! 이 문을 나서는 순간 인생 종치는 거야. 늦기 전에 얼른 도망쳐.”
김상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워낙 동안이긴 했지만 이제 막 졸업한 사회 초년생 취급을 받게 되다니, 우스웠다.
강여경도 한껏 선량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
“우리 여름이 재판 아마 맡으려는 사람이 없었을 거예요, 아마 이쪽에 발 들인지 얼마 안 돼 잘 몰랐겠지만. 정말 진심으로 그쪽 생각해서 하는 말이에요.”
“진심으로 누굴 생각합니까?”
냉랭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고개 돌릴 필요도 없이 여름이 잘 아는 목소리였다. 잠시 후 법정에서 이 사람들한테 한 방 먹일 생각을 하니 기대감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강태환 가족은 소리 나는 쪽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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