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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7화

“뭐, 이번 일에 힘도 써주고 했으니 내가 밥 한 번 쏠게요.” 윤서가 문득 말했다. “회사 근처에 괜찮은 태국 식당이 있는데 같이 가죠.” 송영식은 얼떨떨했다. 갑자기 윤서가 다정하게 나오는 당황스러웠다. “그… 그러던지.” ****** 송영식은 바로 컴퓨터를 끄고 윤서와 내려갔다. 태국 식당에서 윤서는 쌀국수에 푸팟퐁, 레드 커리 등을 주문했다. 송영식은 슬쩍 메뉴판을 보더니 말했다. “여기 너무 저렴하잖아. 난….” “뭐? 뭐 엄청 비싼 거 사줄 줄 알았나 보네?” 윤서가 눈을 깜빡였다. “당신하고 밥 먹는데 5만원 이상은 안 쓰고 싶거든요.” “……” 송영식은 황당했다. “아니, 내가 사도 되는데. 내가 어디 가서 얻어 먹는 사람은 아니라서.” “됐어요. 산다고 했으면 오늘은 내가 사는 거.” 윤서가 고개를 저었다. “그럼 다음 번에는 내가 사지.” 송영식이 얼른 말을 이었다.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것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윤서가 송영식을 삐뚜름하게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정말이지 날 본가에 들어갈 발판으로 쓰지는 말아요. 차라리 내가 할아버지께 당신을 집으로 다시 불러 들여달라고 말씀 들일 테니까. 지금 내 뱃속에는 어쨌든 송 씨 집안의 아이가 자라고 있으니 내가 드리는 말씀을 본가에서도 무시할 수 없을걸.” 송영식은 얼떨떨했다. 윤서가 이렇게까지 마음을 내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왜 이렇게 날 도와주려고 그러는데? 사실 할아버지께서 나더러 어떻게든 당신의 마음을 얻어서 결혼을 해야 본가로 복귀하게 해주시겠다는 것도 결국은 뱃속의 아이를 생각해서….” “엄마 아빠가 사랑하지도 않는데 억지로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윤서가 고개를 저었다. “날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지난 번에도 엄청 울고불고 하길래….” 송영식은 뭔가를 말하려다가 말았다. “지금 상태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나 봐?”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아이를 떼어버리면 평생 다시는 아이를 가질 수 없을 수도 있다잖아. 게다가 이미 12주가 다 되어서 더 손을 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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