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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3화

“……” 하준의 입꼬리 근육이 실룩거렸다. 맹지연은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자리를 떴다. 맹지연은 끄떡도 않고 무작정 하준을 따라갔다. “하준 씨, 전처한테 가려는 거 아니죠?” “이거 봐요.” 하준이 고개를 돌려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왜 여기 왔는지는 잘 아실 텐데. 그날 내가 목숨을 걸고 당신을 구해주고 이렇게 당할 줄 알았으면 구하지 않는 건데 그랬습니다.” 맹지연은 억울하다는 듯 눈물을 글썽거렸다. “당신이 너무 좋아서 그러잖아요. 나도 이렇게 남자를 따라다녀 본 건 처음이라고요.” “미안하지만 나는 나 좋다고 따라다니는 사람만 모아서 줄을 세워도 서울부터 부산까지 세울 수 있습니다.” 하준이 조롱하듯 말했다. “하지만 난 그런 여자들하고는 달라요.” 맹지연은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난 맹국진의 딸이라고요. 나하고 사귀기만 하면 팔자 펴는 거지. 사람들이 나랑 어떻게 든 한 줄 걸치고 싶어서 난리 난 거 못 봤어요? 똑똑한 분이니까 알아서 판단하세요. 기회는 바로 당신 눈앞에 있어요.” “나는 누구 도움을 받아서 성공한 사람이 아닙니다.” 하준은 싸늘하게 말하더니 쌩하니 가버렸다. 맹지연은 너무 화가 나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러나 오만하기 그지없는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하준이 더욱 좋아졌다. 맹지연은 그동안 보았던 남자들과는 달랐다. 지연은 타고난 하준의 오만한 기질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왜? 누가 우리 딸을 이렇게 울렸나?” 맹 의원이 다가왔다. 자식이라고는 맹지연 하나뿐이라 늘 금이야 옥이야 하며 귀하게 키워왔다. “아빠, 최하준이 날 안 좋아해요.” 맹지연이 입을 비죽거렸다. “아빠가 어떻게 좀 해줘 봐요. 난 꼭 최하준이랑 사귀고 싶어.” “아니, 우리 딸을 거부한다고?” 맹 의원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지연아, 다른 사람으로 상대를 바꿔 보는 건 어떻겠니? 하준 군이 매력적인 건 알겠다만 지금은 FTT가 예전 같지 않잖아. 지금의 최하준은 좀 기운다. 게다가 이혼한 경력도 있잖니?” “아니죠, 아빠. 최하준은 그렇게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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