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6화
임윤서는 입이 떡 벌어졌다.
서지도 않으면서 이렇게 당당할 일인가!
발기가 안 되면 움츠러들 것 같은데 최하준은 완전히 온 세계 사람들에게 다 까발리겠다는 기세였다.
“그건 당신도 증명해 줄 수 있잖아?”
하준이 여름을 똑바로 쳐다보며 유유히 덧붙였다.
“……”
‘뭘?
안 서도 성폭력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해?’
임윤서는 귀까지 빨개졌다. 당사자가 아닌 사람으로서 윤서는 하준의 수위 높은 대화에 끼어들고 싶지가 않았다.
“저기… 둘이 천천히 얘기하고 와. 나 먼저 차에 타고 있을게.”
몇 걸음 걸어가더니 안심이 되지 않는 얼굴로 덧붙였다.
“저기, 빨리 와. 기다릴게.”
윤서는 후다닥 자기 차로 들어갔다. 여름은 완전히 당황했다. 최하준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돌아오지 않았을 텐데 호텔로 돌아온 것이 너무나 후회가 되었다.
여름을 바라보는 하준의 시선은 사람을 녹여버릴 것만 같았다.
“아까 보니까 운 것 같던데, 내가 죽었을까 봐 마음이 아파서…”
“망상증이 있으신가 본데, 비대한 자아도 정도가 있지.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난 거거든.”
여름이 고개를 쳐들고 싸늘하게 웃었다.
“날 몇 년이나 괴롭히던 인간이 마침내 이 세상에서 사라졌는데 얼마나 기쁜지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를걸.”
“거짓말.”
하준의 얇은 입꼬리가 올라가면서 미소를 만들었다.
“사실은 당신이 호텔에 들어설 때 난 이미 엘리베이터에서 탈출해 있었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디. 그때 완전히 당황해서 넋이 나간 모습을 보니까 좋아서 우는 거 아니던데.”
“……”
여름은 잠시 멍하니 있었다.
‘이 자식, 컴컴한 데서 숨어서 날 지켜보고 있었단 말이야?
일부러 그런 거지?
자기가 죽은 줄 알고 망연자실한 모습을 다 보고 있었다고?’
여름은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역시나 이런 악마를 상대하려면 완전히 냉혈 동물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는 여전히 날 신경 쓰고 있었잖아.”
하준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왔다. 가만히 손을 잡더니 빠져 죽을 것 같은 깊은 눈으로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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