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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4화

윤서가 피식거리며 흘끗 쳐다보았다. “왜? 차마 못 보겠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여름이 흘겨보았다. “힘 있는 놈들이 갑질하는 게 꼴 보기 싫어서 그러지.” “어머, 네가 언제부터 그렇게 정의의 사도였어? 최하준이 전에 날 괴롭힌 백윤택을 변호했던 인간이라는 걸 난 아직 안 잊었다고.” 윤서가 일부러 한마디 했다. “……” “아, 농담이야.” 윤서가 갑자기 푸흣하고 웃었다. “나도 있는 놈들이 갑질하는 거 딱 질색이야.” 여름은 황당했다. ‘사람 들었다 놨다 하기는.’ “기다려 봐.” 윤서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더니 위풍당당하게 걸어갔다. 최하준이 어느 재벌 2세의 팔을 꺾는 중이었다. “아야야!” 재벌 2세가 허리를 꺾으며 비명을 질렀다. “아아, 사람 살려. 최하준이 사람 잡는다.” “나 같으면 부끄러워서 끽소리도 못할 텐데 거 시끄럽네.” 최하준이 그의 손목을 확 꺾으며 서슬 퍼런 기운을 발산했다. 이 연회장에서 가장 괄시 받는 입장이라고 해도 화가 났을 때의 매서운 기운은 주변 사람을 충분히 두려움에 떨게 만들 수 있었다. 아무도 최하준에게 손대려는 사람이 없자 추성호가 급히 사뭇 정의로운 척하며 외쳤다. “최하준, 당장 그 손 놓지 못해! 남을 괴롭히면서 뭐 이렇게 당당해?”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송윤구가 달려왔다. 추성호가 다급히 소리쳤다. “송 회장님, 마침 잘 오셨습니다. 최하준이 하진그룹의 따님을 희롱하다가 저희가 뭐라고 한마디 했더니 저러고 사람을 괴롭힙니다.” “회장님, 저 좀 살려주세요. 손이 부러질 것 같아요.” 손목이 꺾인 재벌 2세가 고통에 외쳤다. “빨리 최하준을 내쫓아 주십시오. 너무 안하무인이에요.” “맞아요. 조금 아까는 나도 밀쳤다니까.” “나도, 난 거의 넘어질 뻔했다고.” “……” 다들 최하준이 무슨 천하의 몹쓸 짓이라도 했다는 듯 분노에 차서 손가락질을 했다. 무슨 일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은 뒤에서 수군거렸다. “최하준이잖아? 송 의원 댁에서 어쩌자고 저런 사람을 불렀대?” “원래 양가의 사이가 좋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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