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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8화

“그래. 열이 떨어졌어도 조금 있다가 약은 먹자. 어디, 이리 와 봐. 머리 묶어줄게.” 아이를 잘 차려 입히고는 여름은 여울을 데리고 나왔다. 하준은 집에 없었다. 여름은 울컥했다. ‘애가 병이 났는데 꼭두새벽부터 어딜 나가고 집에 없어?’ 냉장고를 열어 여울이에게 아침을 차려주는데 하준이 하얀 운동복에 운동화를 신고 밖에서 돌아왔다. 조각 같은 얼굴은 운동 후 특유의 발그레한 혈색을 띠고 있었다. 이마에는 흘러내린 머리카락 몇 가닥이 붙어 있었다. 땀에 살짝 젖은 얇은 티셔츠가 몸에 착 달라붙어 안쪽의 섹시하고 탄탄한 근육이 여실히 드러나 보였다. 그 모습을 보니 헉하는 소리가 나왔다. 그냥 아무렇게나 찍어도 스포츠 브랜드 광고의 한 장면이 될 법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 와중에 운동이나 나갔다 올 정신이 있었다는 사실에 다시 화가 났다. “아침 사러 다녀오면서 좀 뛰었거든.” 하준이 테이블에 먹을 것을 내려 놓으며 변명하듯 말했다. “애는 아픈데 지금 운동하러 갈 정신이 있어? 아주 여유롭네.” 여름이 비꼬았다. “그게 아니고… 당신이 있었잖아. 그리고… 담당의가 거기를 잘 회복하려면 운동 열심히 해야 한다고 그랬단 말이야.” 하준이 마지못해 목소리를 살짝 낮추어 여름의 귀에 대고 변명했다. 막 운동을 하고 와서 숨을 몰아 쉬는 와중에 귀에 대고 속삭이다니 너무나 관능적이라 숨이 막혔다. 여름은 얼굴이 빨개졌는데 여울이 천진한 얼굴로 물었다. “거기가 어딘데?” “……” 여름은 난처했다. “…어, 신장.” 하준이 급히 둘러댔다. “큰아빠가 신장이 안 좋아서. 여울이 아침 먹자.” “좋아요! 잘 먹겠습니다!” 여울이 막 입에 넣으려는데 여름이 와락 빼앗으며 화난 얼굴로 하준을 보았다. “이게 뭐야? 애가 열이 났으면 염증이 있다는 뜻이잖아. 그런데 이렇게 딱딱한 빵 같은 걸 먹이다니?” 하준은 움찔해서는 얼른 사과했다. “아, 내가 잘못했네….” “대체 머리는 왜 달고 다니는 거야? 아침부터 저런 쿠키도 안 돼. 연약한 아기 위장에다가 아침부터 저런 걸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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