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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화

“지오가 출산하려고 해요?” “웬 일로 전화를 거셨습니까?” 최하준의 목소리가 냉랭했다. “내가 묻잖아요!” 여름은 다급했다. 오랫동안 정성을 다해 돌봤던 고양이라 정이 많이 들었다. “힘들어 해요.” “그럼 빨리 병원으로 안 가고 뭐해요?” 여름이 호통을 쳤다. 이렇게 작고 귀여운 고양이가 엄마가 되려고 엄청난 고통을 참아내고 있다니. “새끼를 낳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 움직이기 어려우니 강여름 씨가 와주는 게 좋겠어요. 지오가 여름 씨를 보고 싶어 합니다. 이런 순간에는 당신의 격려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만약의 경우 지오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어요.” 최하준은 한동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위경련으로 아픈데도 여름은 남의 일처럼 병원 전화번호만 던져주고 가버렸다. 최하준은 그 이후로 자기 자신보다 고양이를 돌보는데 집중했다. 여름이 쏘아붙였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지금 바로 가요.” “서둘러요. 얼마 못 버틸 것 같아서 솔직히 무섭습니다.” 최하준이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야야야야, 우리 여름이~, 나 어때? 화장 잘 먹었지. 이제 가자.” 윤서가 화려한 무늬의 빨간 스커트로 갈아입고 걸어 나왔다. “어때? 이거 꽤 괜찮지?” “윤서야, 진짜 미안한데… 지오가 출산 중이래. 내가 가봐야 할 것 같아. 잘못하면 오늘 밤에 죽을지도 몰라.” 여름이 ‘죽는다’는 말을 거듭 강조하며 황급히 문을 나섰다. 윤서가 웅얼거렸다. “…너 새끼 받을 수 있어?” 돌아오는 건 문 닫는 소리 뿐이었다. ‘아… 뭐야… 나 스커트는 뭐 한다고 이렇게 열심히 골랐다니?’ ‘남의 집 고양이가 부럽긴 처음이네… 하하…’ ****** 여름은 미친 듯이 차를 달려 컨피티움에 들어섰다. 현관 비밀번호는 그대로였다. 집 안에는 전등이 환하게 켜져 있었고 최하준이 고양이의 출산실 앞에서 쪼그리고 앉아 조용히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마치 사랑하는 딸의 출산을 지켜보는 아버지처럼. “어때요? 새끼 나왔어요?” 여름이 쌩하고 달려갔다. “네.” 최하준이 복잡한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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