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2장
경소경은 책상에 앉아 오전내내 서류만 검토했고, 에이미가 허락해서 진몽요는 오전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경소경에게 찻물만 따라주었다. 그녀는 일을 하기 싫었고 할 줄도 모르는 부이사지만, 에이미가 보기엔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낙하산에 월급만 받고 밥 그릇만 챙기는 사람이었다. 그래도 그녀가 상사여서 다행이었다.
어렵사리 점심시간까지 버틴 후, 그녀는 그 누구보다 기뻐했다. 벌써 두 시간 버텼으니 점심시간만 되면 그 누구의 간섭을 받지 않아도 됐었다.
시계가 12시를 가리키자 그녀는 누구보다 빠르게 가방을 맸고, 맛있는 밥을 먹으러 갈 준비를 했다. 그녀가 사무실 입구까지 걸어가기도 전에 에이미가 불렀다. “부 이사님 어디 가세요? 점심은 경대표님이 사신데요, 저희 다 같이 가야해요.”
그녀는 발걸음을 멈췄다. “저는 안 가면 안되나요? 사주시는 데 꼭 가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
에이미는 바보를 보듯 그녀를 보며 “단순히 밥 얻어먹는 자리라고 생각해요? 자리만 바꿔서 회의하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무슨 생각이에요?”
그녀는 도망가기에 글렀고, 은은하게 신난 경소경의 표정을 보자 확 열이 받았다. “네, 제가 가면 되는거죠?”
경소경은 일어나서 말했다. “부이사님 저한테 불만이 많으신가 봐요? 아침에 지각하신 걸로 제가 월급도 안 까드렸는데.”
진몽요는 웃는 척했다. “아니요, 경대표님은 잘못한 게 하나도 없으신데 불만 있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저도 도리는 있는 사람이라서요. 월급도 안 까시고 말 몇 마디로 끝내주셨는데 제가 어떻게 감히 불만을 갖겠어요? 가죠, 일찍 갔다 일찍 오고싶네요. 오후 출근 늦으면 안되니까요.”
회사 근처 식당. 에이미는 경소경의 옆에 비서처럼 딱 붙어서 자리를 안내하고 주문을 했다.
에이미와 진몽요 외에 다른 고위직 직원들이 함께했고 진몽요는 아무도 모르는데다 경소경과 얘기를 나눌 수도 없으니 화장실 핑계로 자리를 피했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화장실에 있을 생각이었고 사람들이 일 얘기하는 걸 듣고 싶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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