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8장
그들을 보니 온연은 마음이 가벼워졌다. “왜 아이랑 같이 씻었어요? 애는 오늘 아침에 이미 씻었는데.”
목정침은 이상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너가 우릴 버리고 갔잖아. 애가 계속 나보고 안아 달라는데 어떡해 그럼? 한번 더 씻으면 좋은 거지. 얼른 밥 먹어. 네 표정을 보니까 어떻게 됐는지 딱 알겠네. 어떤 일들은 너무 억지로 하면 안돼. 흘러가듯이 내버려 둬도 된다고. 인생이 원래 그런 거야. 놀랄 일들이 많지만 익숙해지면 괜찮아지는 거지.”
아직 젊어서 그런지 온연은 그렇게 깊이 알지 못 했다. “난 익숙해지지 못하는 거 같아요. 몽요한테는 얼마나 큰 충격이었겠어요. 생각할수록 심란해서 밥 안 먹을래요. 혼자 먹어요. 아이는 내가 안고 있을게요.”
목정침은 그녀의 손길을 피했다. “얌전히 앉아서 밥 먹어. 네가 밥을 안 먹으면 애는 뭘 먹고크겠어? 이제 넌 혼자가 아니야. 아이도 봐야된다고. 일단 먹어. 유씨 아주머니가 만드신 국은 좀 먹어야지. 얼른.”
......
둘째 날, 안야는 회사로 직접 와서 임립에게 사직서를 냈다.
임립은 예상했기에 이유도 묻지 않고 수리했다.
안야는 입을 꿈틀거렸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임립에게 왜 이유를 안 묻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초반에 임립이 그녀에게 잘 해준 것도 결국 온연과 진몽요의 부탁 때문이었다. 임립도 사정을 알았을 테니, 그녀에게 실망하지 않았을까?
그녀가 인정하기 싫어도 현실적으로 오늘의 그녀가 있을 수 있는 건 거의 다 진몽요와 온연 덕분이었다. 그녀들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 작은 도시에서 발버둥치며 생계를 가까스로 이어가며, 이곳에 오기 전까지 절대 자신이 편한 사무실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돈 벌게 될 줄 몰랐다.
그녀가 뒤돌아 문 앞으로 가자 임립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안야씨, 할아버지 부탁을 들어드린다 치고 조언 하나 해줄게요. 악행을 많이 하면 결국 자기 무덤을 파는 일이라는 말이 있죠. 소경이는 그런 식으로 갖을 수 있는 남자가 아니에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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