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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5장

경소경과 병원에서 마주친 이후로 진몽요는 그 시간을 피해 저녁 8시가 넘어서 온연을 찾아와 9시반 정도에 집으로 돌아갔다. 경소경은 늘 온연이 식사를 마치는 데로 가니 마주칠 일이 없었다.   며칠 후, 온연이 드디어 그녀에게 물었다. “너 왜 경소경 피해 다녀? 그 사람은 널 안 피하는데, 그냥 네가 오고 싶은 시간에 오면 되잖아. 이럴 필요까지 있어?”    진몽요는 반쯤 농담으로 물었다. “난 왜 너가 그 사람 편드는 거 같지. 그냥 밥 몇 끼 해준 게 다 아니야? 그렇다고 팔이 그 사람 안으로 굽어? 난 그냥 마주치기 싫어서 그런 거야...”   온연은 사실대로 말했다. “네 반응이 단순히 마주치기 싫은 거 같지가 않아. 꼭 자신이 없어서 도망치는 것 같아. 너 간이 언제부터 이렇게 작아졌어? 너 답지 않아. 너가 그 사람한테 정말 감정이 하나도 안 남았으면, 남이라고 생각하고 아무렇지 않아야지 왜 숨어? 그럴 이유가 없잖아, 그 사람을 아직 좋아한다면 몰라도.”   진몽요는 눈을 깔고 손에 든 원고를 보았다. “맞아, 정말 사랑했던 사람을 어떻게 그렇게 쉽게 잊어? 전에는 그 사람이 각종 이유로 날 찾아와서 괴롭히고 독설을 날렸어. 그 날 우리집 와서 네 밥을 만드는데, 갑자기 자기가 미안한 일 안 했으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냐고 묻더라고… 그 순간 내가 당황해서, 어차피 새로 만나는 사람도 있는데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분명 그럴 생각 없으면서 괜히 마음 있는 척하는 게. 그래서 안 된다고 말했지. 그 후로 나랑 말도 안 하고 만나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을 피하게 됐어… 내가 헤어지자고 했으니까 여지를 남기면 안되지…”   결국 눈물 한 방울이 원고 위로 떨어졌고,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휴지로 닦았지만 아무리 닦아도 흔적은 지워지지 않았다.   밤새서 그린 원고에 얼룩이 지자 그 순간 그녀는 짜증이 났다.   온연은 그녀의 손에 들린 원고를 보며 화제를 돌렸다. “원고 이정도면 될 거 같아. 겉에 걸칠 것만 추가하면 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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