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7장
왠지 모르게 이 방에 들어오자 그는 오히려 긴장이 풀렸다. “요즘 잘 지냈어요?”
국청곡은 살짝 벙쪘다. “말했잖아요, 일부러 안부 물을 필요 없다고요. 옆에 사람도 없는데, 굳이 형식적인 절차를 밟아야 해요? 할아버지한테 나쁜 얘기 안 할게요. 내일 돌아가요, 난 여기서 잘 지내고 있어요.”
그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든 신경 쓰지 않았고 아택을 불러들였다. 아택은 그가 국청곡을 위해서 산 물건들을 갖고 들어와 화장대 위를 꽉 채웠다.
국청곡은 마음이 약해졌지만 강제로 정신을 차리려 했다. “당신 호의는 마음만 받을게요, 어차피 주고 싶어서 주는 것도 아니잖아요.”
아택은 두 사람에 싸움에 끼기 싫어서 물건만 두고 나갔다.
예군작은 무표정으로 말했다. “갖기 싫으면 그냥 버려요. 화장품이 비싼 것도 아니고, 내가 산 액세사리도 몇 백만원 밖에 안 하니까 알아서 해요. 날 안 만나고 싶다고 하니 내일 아침에 갈게요. 자요, 나 씻고 올게요.”
그가 욕실로 들어가는 걸 본 뒤 국청곡은 옆에 있던 토끼 인형에 주먹질에 두 번 했다. 그는 늘 여유로운 태도로 그녀를 매우 화나게 만들었다!
욕실의 물소리가 들려서 그녀도 잠이 오지 않았다. 그리고 일어나서 밖으로 나온 뒤, 문 앞을 지키고 있는 아택과 대화를 나눴다. “자러 안 가세요? 예군작씨가 우리 집에서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까 봐요? 예가네 사람들은 의심병이 역시 심하네요.”
아택은 갑자기 어색하게 웃었다. “아니요, 단지 도련님 다리가 불편해서 제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으셔서요. 멀리 나오셨으니 제가 때때로 지키고 있어야죠, 다른 건 없어요. 사모님, 몸도 불편하신데, 늦었으니 얼른 쉬세요.”
국청곡은 벽에 기대어 서 있었고,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잠을 어떻게 자요? 그 사람이랑 만나면 이런 상황일 줄 이미 예상하고 있었어요. 전 이미 그 사람을 안 만날 준비하고 있었어서 그 사람이 할아버지 말을 듣고 저를 만나러 오는 게 아니었어요. 아택씨도 따라서 멀리 왔는데, 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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