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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3장

그녀는 용기내어 그의 방 앞으로 가 문을 두들겼다. “아택씨, 자요?”   안에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문이 바로 열렸고 아택은 문 앞에 서서 그녀를 보며 “무슨 일이에요?”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다. 잠시 후 그녀는 용기내어 말했다. ”내 생각엔… 우리 한번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요. 만약 진짜 아니다 싶으면 다시 헤어져도 되잖아요. 그땐 절대 매달리지 않을 게요. 내 생각엔, 우리가 이제 애도 있는데 시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잘될 수도 있잖아요? 아이도 화목한 가정을 갖을 수 있고요.”   아택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그녀의 마음은 무거워져 그의 눈을 보지 못 했다. 그녀는 자신이 너무 섣불렀다는 생각에 후회했다. 만약 이 사람이 그럴 생각이 없다면? 만약 그녀가 그의 이상형이 아니라면? 그녀는 아이를 빌미로 그를 구속하는 거 아닐까?   그녀가 불안해할 때 아택이 담담하게 말했다. “늦었어요, 얼른 가서 쉬어요.”   그녀는 침묵한 채 움직이지 않았다. 역시 그는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건가? 그래서 대답을 피한 거겠지?   잠시 후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그를 보며 웃었다. “못 들은 걸로 해줘요. 잘자요.”   그녀가 뒤돌아 가려고 할 때 아택이 입을 열었다. “잘 때 방에 히터틀고 자요. 가습기 키는 것도 잊지 말고요, 너무 건조하잖아요. 내일 아침에 뭐 먹을래요?”   그녀는 발걸음을 멈췄다. “나한테 그렇게 잘해줄 필요 없어요. 집 문서에도 내 이름 쓸 필요 없었고요. 아이도 내가 낳겠다고 한 거니까 책임감 갖지 말아요.”   “나 졸려요.” 아택은 이 한 마디와 함께 문을 닫았다.   안야는 숨을 들이마셨고, 그의 생각을 알 수 없었다. 그는 분명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잘해주었다.   그 날 저녁 그녀는 잠에 들지 못 했다. 임신 후반부쯤 되니 온 몸이 아파왔고, 새벽에 자꾸 잠에서 깨는 바람에 제대로 잘 수 없었다. 그래서 낮엔 늘 피곤했고 눈도 제대로 못 떴지만 저녁엔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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