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6화 결혼하고 싶지 않아
두 사람은 어렵게 이 자리까지 왔다. 한유라의 사건만 제쳐두고 보면 두 사람은 그야말로 천생연분이었다.
그녀는 소은호의 여동생이다. 그녀는 소은호를 항상 1순위로 생각한다.
그가 좋아하고 기뻐하는 일이라면 두 손들고 찬성했다.
소은호는 한시연을 어쩔 수 없다는 눈길로 쳐다보았다. 약혼식은 한시연의 뜻인 것 같다.
소찬식은 소은정의 말을 찬성했다.
“그러니까, 나도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 집안에 이렇게 기쁜 일이 얼마만인지 모르겠구나. 결혼식을 올리면 너희가 하고 싶은 대로 하거라. 아무리 많은 돈이 들어도 내가 다 해줄 수 있어!”
소찬식은 자신의 가슴팍을 두드리며 말했다.
고개를 숙이고 웃는 한시연은 쑥스러운 듯 눈썹을 조금 아래로 내려뜨렸다.
“결혼은 급하지 않아요. 아직 처리하지 못한 일도 많아요. 결혼식을 올리려면 시간도 많이 들고, 일을 잠시 쉬는 건 어려울 것 같아요. 급한 일을 마무리하고 결혼 준비를 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요.”
한시연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말투와 몸짓 하나하나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마치 봄바람을 맞는 기분이었다.
소은호가 왜 한시연에게 만 푹 빠졌는지 알 것 같았다.
이것이 바로 운명인가?
소찬식은 미간을 찌푸리며 설득할 말을 생각하고 있다…
소은정이 웃으며 소찬식의 팔짱을 꼈다. 한시연을 도와 말했다.
“아빠, 언니 일이 바쁜 것이 아니라 아마 오빠 업무가 바빠서 그래요. 회사 업무를 저 혼자 처리해도 괜찮겠어요? 저도 급하게 처리해야 되는 업무도 있어 오빠 도움이 없으면 안 돼요. 만약 오빠의 결혼식을 망치면 저 언니 얼굴 미안해서 어떻게 봐요…”
한시연은 결혼식을 미루는 원인을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소찬식은 어떤 이유를 대서라도 그녀를 설득할 것이다.
소은정은 결혼식을 꼭 해야 되는 원인을 찾지 못해 한시연을 도와준 것이다.
한시연은 그녀를 향해 고맙다는 듯이 웃어 보였다.
소은호가 기침을 하며 쐐기를 박았다.
“그러니까, 우리 동생 빨리 업무에 더 힘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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