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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1화 배은망덕

소은정이 망설이는 듯해 소은호가 대신 결정을 내려준 것이었다. 연애는 두 사람 일이라 생각하며 참견하지 않으려 해도 한 번 상처를 심하게 받은 적이 있는 소은정을 생각하면 가만히 두고볼 수 없는 게 오빠 마음이었다. 오빠도 참 유난이라니까. 봉투를 집어든 소은정이 미소를 지었다. “오빠 말도 맞아. 빠지기 전에 제대로 알아보는 게 맞지.” 소은정의 말에 소은호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역시 내 동생이야. 똑부러진다니까. 하지만 곧이어 고개를 든 소은정이 묘한 미소를 지었다. “아, 아까 뭐라고 했지? 남자는 믿는 게 아니라고? 이 말 시연 선배한테도 알려줘야겠다.” 소은정의 말에 소은호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었다. “네가 그러고도 내 동생이냐?”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메롱을 한 뒤 돌아서는 소은정을 향해 소은호가 소리쳤다. “너 시연이한테 쓸데없는 소리하지 마! 알겠어?” 소은정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사무실로 올라가고 우연준이 그 뒤를 따랐다. “이 자료들 제가 직접 조사한 겁니다. 궁금한 거 있으시면 저한테 물어보세요.” “이런 건 언제 알아본 거예요?” “오후에 대표님께서 본가에서 오피스텔로 가셨을 때 소 대표님이 알아보시라고 하셨습니다. 미국에 있는 사설탐정한테 부탁했죠. 워낙 은밀한 가문이라 알아보는데 좀 애는 먹었지만요.” “그래서 그쪽 집안에서는 눈치 못 챘고요?” “네.” 소은호가 갑자기 우연준더러 전동하에 대해 알아보라고 할 때에야 우연준은 요즘 전동하와 소은정이 유난히 가깝게 지낸다는 걸 눈치챘다. 내가 너무 눈치가 없었어... 비서로서 대표님의 연애 여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는 건데. 고개를 끄덕인 소은정이 봉투를 뜯었다. 자료에 따르면 전동하는 성인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문에서 나왔다고 적혀있었다. 전씨 일가는 한인 교포들 중에서 유명한 재벌가로 재계는 물론이고 정치계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재벌가였지만 집에서 나온 뒤로 전동하는 전씨 일가와 그 어떤 연락도 취하지 않았고 전씨 성인 것도 그저 우연일 뿐인 것처럼 행동했다고 했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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