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8화 악인
마이크가 환하게 웃으며 쪼르르 밖으로 나가고 전동하는 소은정이 들어올 수 있도록 옆으로 자리를 피해 주었다.
소은정의 집과 비슷한 구조였지만 인테리어 분위기가 훨씬 더 아늑했다.
“뭐 할 말 있어서 온 거예요?”
고개를 끄덕인 소은정이 대답했다.
“전기섭이... 우리 집에 왔었어요.
역시나 전동하의 미소가 어색하게 굳고 소은정은 방금 전 있었던 일을 전부 얘기해 주었다.
“알고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그래야 대비할 수 있을 테니까요.”
순간 전동하의 눈빛이 서늘하게 변했지만 곧 다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말해 줘서 고마워요. 날 이제 정말 은정 씨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거예요? 기분 좋네요.”
뜬금없는 말에 소은정이 흠칫했다.
“은해 오빠도 그렇고 동하 씨도 그렇고 포인트를 잘못 짚은 것 같은데요?”
소은정의 말에 전동하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나한테는 항상 은정 씨가 가장 중요하니까요.”
전동하가 소은정의 손을 잡고 순간 전류가 통하 듯 마음이 간질거렸다.
“은정 씨, 나 정말 큰일 날 것 같은데 어떡하죠?”
친절하지만 항상 당당한 전동하가 이렇게까지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건 처음이라 소은정이 흠칫했다.
“도움 필요해요?”
“네.”
“뭘 어떻게 도와줄까요?”
“평생 내 편이 되어줘요. 그럼 항상 힘이 날 것 같으니까.”
소은정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전동하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걱정하지 말아요. 전기섭은 내 상대가 아니니까.”
“나한테 뭐 더 할 말 없어요?”
마이크가 친아들이 아니라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어머니가 전동하 때문에 홧병으로 돌아가셨다는 건 소은정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워낙 개인적인 비밀이라... 대놓고 물을 수는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었다.
역시나 그녀의 질문에 살짝 당황하던 전동하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전기섭이 하는 말 믿지 말아요. 애초에 집을 나온 것도 전기섭 때문이었어요. 회사를 물려받기 위해 뒤에서 손을 쓴 거겠죠.”
“그럼 왜 바로 떠난 거예요?”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
“마이크... 어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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