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9화 환영하지 않아
단호하지만 어딘가 외로워 보이는 뒷모습...
참, 여전하다니까.
그리고 소은정은 고개를 돌려 박대한을 바라보았다.
팔순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여전히 정정한 모습, 하지만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날카로운 감각은 많이 무뎌진 박대한과 박수혁의 싸움은 처음부터 계란과 바위의 싸움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때 전동하가 다가와 소은정과 잔을 부딪혔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오늘 굉장히 재밌네요. 박수혁 대표의 완벽한 승리였어요.”
찬란하게 빛나는 화려한 파티장과 어울리지 않는 박수혁의 쓸쓸한 뒷모습을 애써 무시하며 소은정은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러게요. 저도 깜짝 놀랐어요.”
쉽게 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럴 줄은 몰랐지...
“박수혁 대표를 동정하는 건가요?”
전동하의 뜬금없는 질문에 흠칫하던 소은정이 고개를 돌렸다.
전동하의 표정은 뭐라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미묘했다.
“비록 회사도 지켜냈고 잃은 것 하나 없어 보이지만 이렇게 된 이상 박수혁은 더 이상 가족들에게 인정받을 수 없을 겁니다. 사실상 집안에서 쫓겨난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불쌍하게 생각되나요?”
박수혁을 향한 감정이라면 그게 연민이라도 싫어.
“글쎄요. 손주에게 매정하게 칼을 들이댄 박 회장의 완벽한 패배를 보고 있자니 통쾌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박수혁 대표와 같은 편이라는 건 아니에요.”
동정이란 약자에게만 어울리는 단어.
박수혁과 약자라...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 걸?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전동하의 얼굴에 드디어 미소가 피어올랐다.
“다행이네요. 동정한다고 했으면 정말 질투할 뻔했어요.”
말을 마친 전동하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지만 소은정은 착잡한 표정으로 그의 옆모습을 다시 바라보았다.
가끔씩 전동하가 적극적으로 다가올 때마다 부담스럽고 왠지 모르게 숨이 막혔다.
어차피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다 끝난 듯하여 소은정 역시 파티장을 나서려던 그때 허지호가 와인잔을 든 채 다가왔다.
“내가 잘못 봤는 줄 알았는데. 맞구나, 앤!”
앤은 허지호가 직접 지어준 영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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