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3화 차면 안 돼요!
침묵하던 소은정이 대답했다.
“저희 쪽 변호사가 급한 사정이 생겨서요. 계약서에 사인은 다음에 하시죠.”
이렇게 큰일이 일어난 이상 급하게 사인만 한다고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을 마친 소은정이 단호하게 돌아서고 고개를 살짝 까딱한 전동하도 소은정의 뒤를 따랐다.
“전 대표님,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으세요?”
비록 양예영이 한 말은 듣지 못했지만 아이를 안은 채 다급하게 달려오는 모습은 확인했던 전동하가 잠깐 고민하다 단호한 말투로 대답했다.
“둘 다 거짓말을 하는 것 같은데요?”
소은정의 의아한 눈길에 전동하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에 방금 전까지 긴장되던 마음이 봄비에 눈 녹 듯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다.
소은정도 따라서 미소를 지었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고 기다리고 있던 우연준을 향해 소은정이 물었다.
“양예영 씨는요?”
“도망쳤습니다. 너무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라 잡지도 못했고요.”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없이 도망쳤다고?
전동하를 힐끗 바라보던 우연준이 고개를 살짝 숙였다.
“고맙습니다, 전 대표님.”
의아한 소은정을 뒤로 하고 전동하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마침 저도 비즈니스 때문에 여기 왔었거든요. 우 비서님 부탁 받고 올라갔던 거예요...”
그랬구나... 두 번이나 도와줬는데 밥 약속도 거절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소은정이 먼저 물었다.
“같이 식사라도 하실래요?”
“좋습니다.”
레스토랑으로 향하는 길, 소은정은 소은호에게 전화를 걸어 장건우의 상황을 물었다. 하지만 소은호 역시 비즈니스적 파트너일 뿐, 사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게 없는 눈치였다.
자초지종을 들은 소은호가 말했다.
“잘했어. 무슨 일인지 제대로 알아보기 전까지 계약서 체결은 보류해.”
문란한 대표의 사생활 때문에 기업 전체가 무너지는 일도 흔했으니까...
게다가 연예인인 양예영과 어린 아이까지 엮인 사건이다. 그런 그룹과 괜히 함께 일했다간 SC그룹의 이미지에도 금이 갈 수도 있는 상황, 쓸데없는 리스크는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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