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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3화 뜸 들이기

한편 추하나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 아주 냉정하게 분석을 마친 상태였다. 그녀는 자신보다 1살 어린 박우혁을 사랑하게 됐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의미없는 줄다리기는 그만두고 박우혁의 마음을 받아주었다. 어쩌면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충동적인 선택 중 하나였지만 적어도 지금은 후회스럽지 않았다. 박우혁과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만큼, 가장 충동적이었지만 어쩌면 가장 정확한 선택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그와 함께 있는 게 행복했으니까. 서로를 바라보는 박우혁과 추하나의 눈빛을 바라보던 소은정은 강서진에게 더 이상 기회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 수는 없겠지. 추하나의 말을 끝까지 듣고 있던 소은정은 소녀처럼 두 손을 꼭 모았다. “진짜 로맨틱하네요. 두 사람 영원히 행복하길 바랄게요.” 조금은 성급하게 사귀어 뜨거운 사랑을 하는 두 사람, 곧 열애의 콩깍지가 벗겨지고 유언비어나 현실과 마주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저 사랑만 지켜나간다면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우혁, 추하나 두 사람의 애정행각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왠지 부럽기도 하고 마음이 불편해져 소은정은 어색한 미소와 함께 대충 핑계를 대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전동하도 그런 그녀의 뒤를 따랐다. 파티장을 나서고 기사에게 전화를 걸려던 그때, 추하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긴 드레스 자락을 들고 달려오던 추하나가 소은정의 귓가에 속삭였다. “은정 씨, 은정 씨랑 단둘이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요.” 추하나의 말에 소은정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뭐야? 정말 강서진 그 개자식 말을 믿는 건 아니겠지? 설마 해명이라도 해야 하나? 박우혁이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해명한다 해도 추하나가 믿어줄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그때 전동하가 다가왔다. “차에서 얘기하죠. 여긴 듣는 귀가 많잖아요.” 고개를 끄덕인 소은정, 추하나가 차에 타고 기사는 눈치껏 차에서 내려주었다. 차에 두 사람만 남고 살짝 망설이던 소은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 “사실 나랑 우혁이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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