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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소 불도 단김에

김하늘의 말에 소은해가 미간을 찌푸렸다. “에이, 설마. 박수혁 대표가 바보도 아니고 정말 손 놓고 가만히 있을 리가.” 태한그룹의 언급에 또 씩씩대던 소찬식이 물었다. “지금 그쪽 상황도 말이 아닐 텐데... 손 좀 써봐?” 은근히 소심한 아빠의 모습에 소은정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아마 별일 없을 거예요. 박수혁도 박 회장이 무슨 짓을 꾸미는지 어디서 뭘 하는지 다 알고 있던데요 뭘. 따로 노리는 게 있겠죠.” 지금까지 침묵하던 소은호가 문득 입을 열었다. “그래도... 우리가 작업하면 뭔가 달라질지도 모르지.” 소은호의 말에 소찬식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내 마음 알아주는 건 우리 아들뿐이네. “어제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박수혁이 이겼으면 좋겠어.” 어디까지나 그녀를 건드린 건 박대한, 박수혁이 대표 직을 지켜낸다면 그것이야말로 박대한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왠지 미심쩍은 듯한 가족들의 눈빛에 소은정이 말을 이어갔다. “박 회장이 원하는 건 태한그룹에 새로운 꼭두각시를 세우는 거예요. 그 노인네 마음대로 되게 둘 순 없죠.” 그제야 소찬식과 소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난 또 아직도 박수혁 그 자식한테 미련이라도 남은 줄 알았네. 한편, 열심히 스테이크를 씹던 소은해가 한마디 던졌다. “이 스테이크 너무 오버 쿠킹된 것 같은데?” 소은해의 말에 소은정이 흠칫했다. “그거 하늘이가 구운 건데...” “미안해요, 오빠...” 김하늘의 멋쩍은 미소에 소은해가 허둥지둥 손을 저었다. “아니야. 난 웰던이 좋더라고. 치아가 좋아서 말이야.” 바로 태도가 바뀌는 소은해의 모습에 가족들은 동시에 눈을 흘겼다. 식사를 마친 소은정과 김하늘은 운동을 한답시고 거실을 거닐었고 소은해는 강아지처럼 그 뒤를 따르며 과일을 건네고 디저트를 건네며 온갖 서비스를 제공했다. 자신을 향한 호의라는 걸 알고 있기에 김하늘은 얼굴을 붉혔다. 어느새 10시가 넘고 이제 방으로 올라가겠다는 소은정의 말에 소은해도 바로 소파에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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