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4화 착한 사람
하지만 오한진은 어디까지나 아이디어만 제공할 뿐, 전동하 정도 되는 거물의 흑역사를 직접 캐낼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은 없는 사람이었다.
물론, 박수혁에게는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닐 테지만.
그제야 박수혁이 조금 풀어진 표정으로 오한진을 바라보았다.
“은정이는 뭐 좋아하지? 레시피대로 재료 준비해 줘요. 오늘 저녁에 연습 좀 해야겠으니까.”
지금 박수혁에게 가장 절실한 건 이미지를 바꾸는 것. 그래서 좀 더 가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박수혁의 말에 오한진이 흠칫했다.
아니, 또 요리를 하시겠다고? 제발 주방에는 그만 들어오시라고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오한진의 속마음일 뿐,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었다.
지금 박수혁은 “가정적인 남자”라는 프레임에 푹 빠진 상태인데다 스스로가 요리에 재능이 없다는 걸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었으니까.
박수혁의 말에 입술을 꽉 깨물던 오한진이 한숨을 쉬었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준비하죠.”
휴, 오늘 주방 가전제품들 또 새로 갈아야겟네.
오한진이 사무실을 떠나고 박수혁은 바로 자신이 알고 있는 사설 탐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분부를 마친 박수혁은 기분이 좋아진 듯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때 노크소리와 함께 기획부 부장이 머뭇거리며 사무실로 들어왔다. 요즘 박수혁 대표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건 모두가 공공연히 알고 있는 사실, 게다가 기획안에 문제가 생기기까지 했으니 박수혁가 화를 내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대표님, 기획부 기획안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공사 기간이 한 달 정도 연장될 것 같네요.”
공사 기간이 한 달이나 늘어난다는 건 한달치 경비가 늘어난다는 걸 의미했다. 이건 이익을 중요시하는 기업에게는 큰 실수, 부장은 제발 자르지만 말아달라고 기도하며 박수혁의 불 같은 호령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과연 부장의 보고에 박수혁은 잔뜩 굳은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서슬 퍼런 눈빛에 온몸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부장은 저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잠깐의 침묵 후 박수혁은 담담하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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