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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한밤중의 노크

소은정은 시선을 아래로 내리뜨리며 몸을 옆으로 돌렸다. 팔을 구부린 채 옆으로 내민 그 모습은 고귀하면서도 나른해보였다. 박수혁은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화를 내는 소은정의 모습이 그의 눈에는 너무도 귀여웠다! 그는 재빨리 방 키를 갖다댔다. “띡”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소은정은 방 안으로 들어가 대충 훑어보고는 몰래 웃음을 지었다. 태한그룹 산하의 이 호텔은 본 도시에서 그래도 대표적인 호텔이다. 정계와 상업계에서 진행하는 각종 행사도 이 호텔에서 하는데 개진할 점이 뭐가 있겠는가? SC그룹에서 인수하면 참 좋을 텐데! 소은정은 자리에 선 채 아쉬움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쉽군... 미간을 찌푸리며 소은정의 반응을 살핀 박수혁은 살짝 의아했다. “마음에... 안 들어?” 그는 손을 들어 비싼 시계를 내려다보았다. 지금 가까운 옆도시의 국빈을 모시는 호텔로 가도 시간이 되나? 소은정은 멈칫하더니 머리를 넘기며 말했다. “괜찮아.” 그러고는 밖에 있는 자신의 짐을 들고 들어갔다. 박수혁은 그녀의 안색을 자세히 살폈다. 그녀가 더 이상 불만족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자 그제야 몰래 시름을 놓았다. 평소 혼자 이곳에 머무를 때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보니 정말로 그저 그러한 호텔방 같았다! 소은정이 방을 한 바퀴 다 둘러본 후에도 박수혁은 여전히 문앞에 서 있었다. 순간 그녀의 얼굴이 차갑게 변했다. “왜? 여기서 쉬려고?” 박수혁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온종일 바삐 돌아친 바람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벽에 기댄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돼?” 소은정은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그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가 좋아라 하기도 전에 그녀가 계속 말을 이었다. “네가 함께 자고 싶은 그 여자 연예인 셋을 불러줄까?” 분위기가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박수혁의 낯빛도 차가워졌다. 그녀가 농담하는 것 같지 않자 매섭게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녀를 확 덮쳐버리고 싶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 그녀와 싸우면 단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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